롤러코스터 반복 탑승했다가 안구 내 출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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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기구 탑승 후 갑작스런 시력 저하 생기면 안과 방문해야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탄다면 안과적 외상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롤러코스터를 여러 번 탑승한 다음 안구내 출혈 등 안과적 외상을 겪은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새빛안과병원 김미정·김기석 원장 연구팀은 15세 여아가 롤러코스터를 연속으로 3번 탑승하고, 왼쪽 눈에 갑작스런 시력 저하 현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왼쪽 눈의 시신경 주위 망막하 출혈 및 유리체 출혈을 확인했다. 고혈압·당뇨병·혈소판감소증 등 출혈을 일으킬만한 안과적, 내과적 병력은 없었다. 

왼쪽 눈 시력 저하로 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왼쪽 눈의 최대 교정시력은 0.4에 불과했다. 오른쪽 눈은 0.9다. 안압, 동공 크기 등은 정상이었다. 다만 안저검사에서 왼쪽 눈은 망막 위 시신경이 모여 뇌로 들어가는 지점인 시신경 우듀 주변에 망막 출혈과 유리체 출혈이 관찰됐다. 오른쪽 눈은 작고 뭉쳐진 형태의 시신경 유두 소견이 보였다.

의료진은 MRI·혈액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정상으로 확인돼, 뇌출혈·뇌종양 등 신경과적 압박으로 왼쪽 눈의 증상이 유발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롤러코스터 망막병증으로 진단했다. 롤러코스터를 탑승하면 3차원적인 급격한 가속과 감속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중력·역중력에 노출된다. 이로 인해 안과적으로는 망막출혈, 망막박리, 망막동맥폐쇄 등을 겪을 수 있다. 해외에서는 롤러코스터 탑승 후 당일 한쪽 눈의 망막박리가 보고되기도 했다. 

새빛안과병원 의료진은 일단 특별히 처치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해 보기로 했다. 초진 후 2주가 지난 뒤 재방문했을 때 왼쪽눈의 시력은 1.0으로 호전됐다. 또 시신경유두 주위 망막하 출혈, 유리체 출혈 등이 일부 흡수됐다. 이후 7개월이 지난 다음에 왼쪽 눈의 안구 내 모든 출혈이 흡수됐다.
 
청소년은 아직까지 유리체와 시신경 유두부 등 안구 구조의 발달이 충분하지 않다. 롤러코스터를 반복적 타면 중력·역중력에 노출돼 눈과 머리로 향하는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망막의 혈류가 줄면서 일시적 시력상실을 경험하거나 두개 내 압력이 증가해 안구 중 특히 망막의 정맥혈압이 높아져 안구 내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번지점프도 비슷한 기전으로 망막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새빛안과병원 의료진은 “임산부나 심장·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놀이기구에 탑승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지만 안과적 질환과 관련된 경고문구는 대중화 돼 있지 않다”며 “롤러코스터를 탑승 후 시력이 떨어졌다면 안구 내 출혈을 의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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