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콧물 쏟는 '군발 두통' 신약 사용이 골칫거리 돼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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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이태규 이태규뇌리신경과의원장

이태규  이태규뇌리신경과의원 대표원장.  김동하 객원기자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은 모든 환자의 희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약은 고가이고 이로 인해 치료제를 환자에게 사용할 때 종종 상당한 갈등과 마찰이 동반된다.

두통 환자를 많이 보는 신경과 의사에게 군발성(군집성) 두통은 그야말로 '두통거리'다. 극심한 두통과 함께 눈물, 콧물, 결막충혈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병이다. 드물게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매일같이 두통과 동반 증상에 시달리며 수 주~수개월간 고통받는다. 통증 강도가 요로결석, 뇌동맥류 파열 시 통증과 비견될 정도다. 그동안 많은 약이 처방, 사용됐지만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도 5월부터 'CGRP 차단 주사제'라는 신약이 정부의 승인을 받아 편두통에 이어 군발성 두통 환자에게도 쓰일 수 있게 됐다. 뇌혈관과 신경에 작용해 'CGRP'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차단, 강력하고 지속적인 진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힘겨웠던 두통과의 전투에 매우 중요한 신무기가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상대적으로 고비용의 치료 비용이 환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이 보험을 활용해 경제적 부담을 덜려고 하는데 통상 외래진료에서는 실손보험에서 보상하는 액수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 그래서 입원해 주사치료를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실손 보험사는 고가의 비용이 드는 만큼 환자에게 입원 치료 자체를 허용하지 않거나, 환자가 퇴원한 뒤 의료기관과 '입원 불인정' 등을 이유로 다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실손보험이 없는 환자들에겐 이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 궁극적으로는 이 치료제가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 전에 당장 닥친 입원 적용 등 환자, 의료기관과 보험사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누군가 나서야 하는 문제지만 아무도 인지를 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듯해 슬프고 안타깝다. 공은 결정권을 가진 보건당국에 있다. 신속, 명확하게 의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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