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무분별한 사용이 '이 암' 발병 위험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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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호르몬 치료 시 전문가에게 연 1회 이상 검사받아야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 중 가장 흔한 암이다. 국내 유방암 환자 수는 최근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강영준 교수는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이 요인으로 생각된다”며 “더불어 유방검진이 활성화되고 발견 빈도가 높아진 점과 환자 등록이 철저해진 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의 5~10%에서는 유전 소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유전 변이를 보이는 경우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유관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효과로 오랫동안 노출되면 유방암 발병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강영준 교수는 “유방암 예방 차원에서 무분별한 여성 호르몬 사용은 피해야 한다”며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전문가에게 반드시 1년에 한 번 이상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보통 출산 또는 모유 수유 경험이 없거나 30세 이후에 첫 출산을 한 경우,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어 생리를 오래 한 여성에서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다. 이외에 비만 또는 지방의 과잉 섭취, 음주 등이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통증 역시 초기 유방암의 일반적인 증상은 아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유방에 덩어리(종괴)가 만져지는 것이다. 하지만 덩어리가 만져지려면 암의 크기가 일정 이상이 돼야 한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젖꼭지에 잘 낫지 않는 습진이 생기는 경우에도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림프조직의 폐쇄로 피부부종과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오렌지 껍질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진행되면 겨드랑이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고, 심하게 진행하면 유방 피부가 움푹 패고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며 통증이 있거나 열감을 수반할 수 있다.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검진을 통한 조기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선별검사는 임상의의 진찰과 유방촬영술로 이뤄진다. 국내 여성의 경우 치밀유방의 비율이 서양에 비해 높아 초음파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많다. 실제 2017년 국내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암 재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유방촬영만으로 재발을 알아낸 경우가 53%에 불과해 서양의 8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고위험군의 경우 MRI(자기공명영상)도 권장된다. 영상 검사 후 모양이 의심스러운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유방암은 여러 원인 인자들의 복합적인 작용 때문에 발생하므로 유방암을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없다. 금연, 금주, 적당한 운동, 적정 영양 상태의 유지, 가능하면 30세 이전에 첫 출산을 하고 수유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유전적 요인으로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을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의해 항호르몬 제제를 복용해 발생을 억제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강영준 교수는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또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은 만큼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자가 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 여성은 1~2년마다 유방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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