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운전자 교통사고 시 '중증 손상도'는

인쇄

길병원 응급의학과, 60세 이상 6427명 대상 연구

75세 이상 고령 노인 운전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심한 손상'을 입는 사고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에서 입증됐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최재연·조진성·우재혁·임용수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조사(EDIIS)를 기반으로 60세 이상 운전자 

6427명을 대상으로 5537명의 비중증 손상자(86.1%)와 890명의 중증 손상자(13.9%)로 구분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0~64세 운전자 대비 75~79세 운전자의 중증 손상 발생 확률이 1.39배 높았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서 2018년 '고령 사회'로 변모해 고령 운전자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중증 사고에 대한 대책 및 정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유발하는 사고는 매년 평균 19.3%씩 증가했다. 사상자 수도 2001년 대비 2016년 3배나 늘었다. 미국에선 오는 2030년 교통사고 관련 노인 운전자 수는 1999년보다 178% 늘고 치명적인 추돌사고로 15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고령일수록 안전벨트 착용 안 해

이 연구에서 운전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고정 시설물 또는 단독 차량 추돌사고가 높았다. 또 고령일수록 안전벤트 미착용 비율도 높았다.

전체 대상자의 손상 부위로는 두경부 손상이 3428건(54.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흉부와 사지 손상이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전체 대상자 중 60~64세는 2955명, 65~69세는 1788명, 70~74세는 1067명, 75~79세는 441명, 80세 이상은 176명이었다. 75~79세와 80세 운전자는 2011년 각각 41명(5.7%)과 12명(1.7%)이었지만, 2016년에는 106명(7.5%)와 49명(3.5%)까지 늘었다.

최재연 교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중증 손상 발생률이 높았고 음주와 안전벨트 미착용이 중증 손상 발생률과 관련 깊었다"며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 속 교통안전 대책 입안 시 연령 기준을 결정할 때 조정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운전자 70%는 자세 고쳐야

운전 중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는 크고 작은 교통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안전 운전을 위해 안전벨트는 필수다. 조진성 교수는 "과거 조사에서 국내 운전자의 40%는 상체를 지나치게 앞으로 기울이고, 30%는 지나치게 뒤로 기대 운전했다"며 "70%에 달하는 사람이 바르지 못한 자세로 운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잘못된 운전 자세는 위급 상황 발생 시 민첩한 대처와 조작이 힘들다. 운전에 따른 피로감을 가중한다. 가장 나쁜 운전 자세는 운전석을 앞으로 바짝 당겨 앉는 것으로, 신체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시야를 좁게 해 위기 시 신속한 대처를 방해한다.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 피로도도 가중된다.

우재혁 교수는 "올바른 운전 자세는 시트에 엉덩이와 등을 밀착시키고, 등받이의 각도는 15도 정도 뒤로 기울이는 게 좋다"며 "페달은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정도로 약간의 여유가 있으면 된다. 의자를 뒤로 빼거나 등받이를 뒤로 제치고, 발과 팔을 쭉 뻗은 채 운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