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기 어려운 두경부 재발암 '방사선 수술'로 60%는 치료 효과 보여

인쇄

고대안산병원, 인하대 의대 공동연구팀

코·혀·입·목 등 얼굴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두경부(頭頸部) 암은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꼽힌다. 치료 후 절반가량이 재발하고, 이 경우 신경 손상 등을 이유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재발성 두경부 암의 해법을 국내 의료진이 제시해 눈길을 끈다. 무기는 ‘방사선 수술’이다. 고대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임채홍 교수, 인하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이정심 교수는  재발한 두경부 암에 대한 방사선 수술 치료의 효용성을 입증하는 연구를 진행해 최근 결과를 국제구강암학회 및 유럽구강의학회의 공식 학회지인 ‘Oral oncology’에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정위 방사선 치료를 받은 재발성, 이차성 두경부 암 환자 575명의 경과를 메타분석해 암 소실률과 부작용 확률을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정위 방사선치료 후 재발암의 감소 및 소실률은 62%에 달했고, 10명 중 3명(31%)은 암이 완전히 사라졌다. 수술이 불가능한 두경부 재발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연구팀이 사용한 체부정위 방사선 치료법은 선형가속기를 이용해 고선량 방사선을 종양 부위에 조사하는 치료다. 치료 기간이 짧고 효율이 높아 ‘방사선 수술’이라고도 불린다.

고대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임채홍 교수

고대안산병원 임채홍 교수는“두경부 암 재발 환자는 극소수만이 수술 등으로 종양을 절제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수술이 힘든 재발성 두경부암에 대해 정위방사선치료가 긍정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 의대 이정심 교수는 “정위 방사선 치료는 주요 부작용이 10% 이내로 안정적인 결과를 보인다”며 “최신 방사선 치료장비를 통해 부작용을 낮추면서 방사선 수술의 선량을 높여 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