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이 부른 수면장애…"'사회적 시차' 해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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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

“잠이 보약이다.” 케케묵은 격언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수면’은 현대 의학의 입증을 받은 가장 강력한 건강 관리 비법이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신체 회복, 에너지 보존, 기억 저장, 호르몬 분비, 신체 면역력 강화 등 수면이 신체, 정신 건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가 수면과 신체, 정신건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 교수는 “수면은 휴식이라는 개념을 넘어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는 “수면은 휴식이라는 개념을 넘어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라며 “적절한 수면은 신체 및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집중력 감소와 업무 및 학업 능률 저하, 불안과 우울, 고혈압, 대사증후군, 뇌졸중 등 각종 질환을 수면 관리를 통해 한번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주기 리듬 교란, 사회적 시차 유발해

하지만 한국인은 실상 수면 시간이 짧고 깊게 잠들지도 못한다. 필립스가 전세계 13개국,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 글로벌 수면 서베이'에 따르면, 한국인의 주중 수면시간은 6.5시간(전체 평균 6.8시간)에 불과하고 10명 중 8명(82%)은 잠을 자다 한 번 이상을 깬다. 본인의 수면에 만족하는 비율은 고작 40%(전체 평균 49%)에 불과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시차’를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윤 교수는 “사회적 시차 발생 시 면역에 영향을 미쳐 감염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회적 시차란 무엇이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란 24시간의 주기성을 갖는 모든 생리현상을 말한다. 수면-각성 주기를 비롯해 호르몬 분비, 섭식 행동, 혈압, 체온조절 및 심혈관계, 소화기, 내분비, 면역기능 등도 일주기 리듬이 있다. 이를 조절하는 것이 시신경교차상핵에 위치한 ‘생체 시계(biological clock)’다. 사회적 시차는 생체 시계의 수면 시간과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요구되는 수면시간의 불일치를 장거리 항공여행에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사회적 시차가 발생할 경우 고혈압, 심혈관계질환, 당뇨, 대사증후군, 비만, 우울증, 불안, 기분장애, 기억력 저하, 집중장애 등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백혈구 개수와 활성도, 사이토카인 분비, T 세포 분화 등 대부분의 면역반응 역시 일주기 리듬이 있다. 즉, 사회적 시차가 발생할 때는 면역에 영향을 미쳐 감염병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사회적 시차를 유발하는 요인은.
인간의 생체 시계는 태양광에 의한 빛과 어둠을 기준으로 작동한다. 실내 생활 증가는 낮 동안 태양광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밤에는 인공 불빛으로 어둠에 노출되는 시간을 감소시켜 일주기 리듬을 교란시킨다. 빛의 세기와 특정 주파수가 일주기 리듬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446 - 477 nm)는 수면을 유도하는 생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생체 시계를 교란시켜 사회적 시차 발생 위험을 증가 시킨다.
 
-사회적 시차는 수면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사회적 시차는 수면 부족과 수면의 질 저하와 같은 수면장애의 특징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데도 낮 동안에 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 또는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자거나 깰 때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포함하는 매우 폭넓은 개념이다. 수면장애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당뇨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건강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당장 느끼는 증상은 대부분 비특이적이고 일반적이라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한국인이 유의해야 할 수면장애를 꼽는다면.
수면무호흡증은 한국인 남성의 3~7%, 여성의 2~5%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수면 질환이다. 수면 중 기도 폐쇄에 의한 반복적인 저산소증과 호흡노력 증가, 이로 인한 각성으로 수면의 질적, 양적 저하를 초래한다. 또 신체 에너지를 감소시키고 집중력 저하 및 기분 조절 장애 등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여러 합병증 발생 위험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수다.
 

사진 필립스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큰 위험 인자는 비만이다. 비만인 사람의 70% 이상이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비만은 그 자체로 수면무호흡증 위험을 증가시키고, 반대로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수면 습관이 비만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수면모호흡증은 코골이와 과도한 주간 졸림이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 자는 동안 심하게 코를 골거나 숨이 막히는 경우, 아침에 일어날 때 입이 마르거나, 코가 막히고 두통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양압기로 치료한다. 치료 원리와 사용 시 주의점은.
양압기는 기도에 지속적으로 공기 압력을 공급해 비정상적인 기도 폐쇄 및 협착을 방지하는 의료기기다. 산소분압 변화, 각성 등을 방지해 주간 졸림을 개선하고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며 심혈관계 합병증 발병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미국수면학회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첫 번째 치료 옵션으로 양압기를 권고한다. 잠을 잘 때 코를 덮는 밀폐 마스크를 써야하는데, 이런 불편함에 환자의 30~50%는 양압기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하지만, 양압기 사용이 수면무호흡의 표준치료법이며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불편해도 사용 설명서를 준수해 사용하고, 제품 세척 가이드에 따라 적절한 세척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과 관련된 기기인만큼 특히 필터 관리에 신경쓰는 게 좋다. 미세먼지 필터가 포함된 양압기를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용 후 증상이 재발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의료진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수포성 폐질환, 병리학적으로 낮은 혈압, 상기도 우회, 기흉 환자 등은 사용하면 안된다.
 
-환자의 불편함을 줄일 방법은 없나.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이해와 양압기 사용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환자의 믿음, 즉 자기 효능감이 높을수록 순응도가 높다. 양압기 사용 전 수면무호흡 및 양압기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환자가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자가수면관리 애플리케이션, 텔레모니터링 시스템, 제조사 콜센터의 상담 서비스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해졌다. 양압기 마스크 역시 넓은 시야가 확보되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공해 주도록 고안돼 사용 시 불편함이 줄었다. 초기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가습 기능이 내장된 제품도 출시돼 있다.

 

최근 양압기 마스크는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움직임이 자유롭도록 개발됐다. 사진 필립스

-치료 비용은 비싸지 않나.
정부에서 수면무호흡증의 수면다원검사 및 양압기 대여에 건강 보험을 적용하면서 수면장애를 진단, 치료하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시행 직후인 2018년 7월 2600명(2.3%)이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던데서 10개월이 지난 2019년 5월에는 6205명(4.6%)이 검사를 받아 검사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건강보험 적용 전에는 수면다원검사를 받더라도 양압기 대여료가 부담돼 실제 치료를 거부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 후에는 양압기를 사용하는 환자가 늘었을 뿐 아니라 보험 유지를 위해 기준치 이상 사용해야 해 치료 순응도 또한 높아졌다.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면장애는 수면무호흡증 뿐만 아니라 불면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다양하다. 낮 동안 피로감,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 아침 두통, 무기력감, 기억력 저하 등이 이유 없이 나타날 경우 수면장애 진단을 받아보는게 좋다. 질 좋은 수면을 취하는 것은 여러 신체,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나아질 수 있으니 수면 관련 전문가를 찾아 진단, 치료하길 권한다.
 
TIP. 대한수면학회 수면 지침
▶최소한 7시간 이상 수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기상
▶음악이나 방송 틀어놓고 잠들지 않기
▶적절한 온도 및 습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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