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손소독제와 손세정제, 아는 만큼 달리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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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손소독제·손세정제 올바른 선택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예방 수칙으로 ‘손 씻기’가 강조됩니다. 손 씻기의 감염병 예방 효과는 예방접종에 견줄 정도로 인정 받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손 씻기를 ‘자가 예방접종’으로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세에 손소독제와 손세정제가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소비자가 많이 찾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소위 ‘짝퉁 제품’이 대거 적발되면서 소비자의 손 건강이 되레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선 손소독제·손세정제가 무엇이고, 제품을 올바르게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손소독제와 손세정제는 같을까요, 다를까요. 정답은 ‘다르다’입니다. 손소독제와 손세정제는 사용 목적·용도가 다른 제품입니다. 손소독제는 감염 방지를 위해 피부를 살균·소독하는 의약외품이며, 손세정제는 손의 세정·청결을 위한 화장품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소독제는 세균·바이러스를 살균·소독하는 성분이 든 제제로 겔(gel) 또는 액체 타입이 있습니다. 흔히 건물 입구에 비치돼 있는 제품이 손소독제입니다. 물 없이도 살균·소독 효과를 냅니다. 국내에선 알코올의 일종인 에탄올·이소프로판올이 손소독제의 항균효과를 내는 유효성분으로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이들 성분은 세균의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지질을 변형시켜 그들의 기능을 잃게 해 소독 효과를 냅니다.
 
반면 손세정제는 물과 함께 사용해 거품을 내며 손을 씻는 용도의 제품입니다. 손 전용 물비누(핸드워시)와 고체형 비누 등이 손세정제에 해당합니다. 세균·바이러스를 죽이는 손소독제와 달리 손세정제는 피부 겉의 유분층을 없애면서 피부에 붙어있던 세균·바이러스를 자연스럽게 씻겨 내려 보내는 방식의 제품이죠. 손세정제는 손 세정을 위한 보조 수단입니다. 손을 물로만 씻는 것보다 손세정제를 이용하면 손에 묻어 있는 세균·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가짜 손소독제·손세정제 만연해
그런데 찌든 때 제거제나 인체에 사용할 수 없는 살균제가 '손소독제'로 둔갑해 판매되는 것이 적발돼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지난달 28일 한국소비자원은 쇼핑몰 612군데에서 판매되는 '가짜 손소독제' 11종(477건)과 ‘가짜 손세정제’ 6종(135건)에 대해 표시 개선과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 및 ‘살균제(살생물 제품)’에 손 그림을 넣어 마치 손소독제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표시했습니다.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는 식품용 조리기구·용기·포장의 살균·소독을, ‘살균제’는 가정·사무실·다중이용시설 등 생활 공간의 살균·소독을 위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인체에 직접 사용해선 안 됩니다. 만약 이들 제품을 피부에 발랐다간 심한 피부 자극은 물론 피부염 같은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일부 손세정용 제품은 의약외품 허가를 받지 않았는데도 소독·살균 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시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사용 후 물로 씻어내지 않아도 돼 마치 손소독제의 형태·사용방식을 따라 했지만 손소독제의 소독·살균 같은 의학적 효능은 담보할 수 없습니다. 가짜 제품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손소독제와 손세정제 고르는 법에 대해 숙지하면 좋은 이유입니다.
 

손소독제는 의약외품, 손세정제는 화장품
그렇다면 ‘진짜’ 손소독제·손세정제를 제대로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손소독제를 구매할 때는 첫째, 제품 겉면에 ‘의약외품’이라는 문구가 표기돼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손소독제는 ‘의약외품 범위지정’(식약처 고시 제2019-86호)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를 거쳐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의약외품이란 질병을 치료·경감(輕減)·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의약품보다는 인체에 대한 작용이 약한 제품을 가리킵니다. 보건용 마스크, 가글제, 치아 미백제, 생리대 등이 의약외품에 해당합니다. 의약외품 마크가 없으면서 살균·소독 등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한다면 의심해야 합니다.
 
둘째, 제품 뒷면의 ‘효능·효과’도 확인합니다. 의약외품의 ‘효능·효과‘는 의약외품의 유효성분인 주성분이 직·간접적으로 발현한 결과를 말합니다. 의약외품인 손소독제엔 ‘[효능·효과] 손·피부 등의 살균·소독’ 또는 이와 유사한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셋째, 보습 성분이 들어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손소독제의 알코올 성분은 피부를 건조하고 거칠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보습 성분으로 프로필렌 글라이콜, 글리세린, 토코페롤 등이 있습니다.
 

손세정제는 구매 전 제품의 허위·과대광고를 분별해내는 게 최선입니다. 손세정제는 화장품으로 분류됩니다. 화장품은 의약외품과 달리 ‘품목 허가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사후 관리 시스템’으로 관리됩니다. 이는 업체가 먼저 자율적으로 제품(화장품)을 생산하면 그 이후에 정부(식약처)가 나서서 전성분 등의 허위 과장광고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관리된다는 뜻입니다.
 
손세정제는 ‘효능·효과’를 제품에 표기할 수 없습니다. 손소독제 같은 의약외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코로나19 박멸’, ‘손소독제’, ‘살균 99.9%’ 등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문구를 사용하면 허위·과대광고에 해당합니다. 그 대신 업체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화장품의 유형: 액체 비누’, ‘용도: 손 세정용’ 정도의 표기는 가능합니다. 또 손세정제에는 ‘주성분’이 아닌 모든 성분이 표기됩니다. 제품마다 함유한 성분이 다르지만 포타슘하이드록사이드, 소듐클로라이드, 미리스틱애씨드 같은 성분이 흔히 사용됩니다.
 
손세정제에는 고체형 비누도 포함됩니다. 고체형 비누는 기존의 공산품에서 올해 화장품으로 ‘전입’했습니다. 흔히 손세정제로 일컫는 물비누(핸드워시)와 고체형 비누는 손의 기름때를 제거해 세균·바이러스를 떼는 방식은 같습니다. 단, 타인과의 접촉면이 겹치느냐 안 겹치느냐의 차이가 있습니다. 세균·바이러스는 고체에서 잘 번식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확률이 있으므로 물비누와 고체형 비누가 모두 있다면 물비누가 위생상 안전할 수 있습니다.
 

30초가량 손 구석구석 문질러야
손 씻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매년 5월 5일은 ‘어린이날’이자 ‘세계 손 위생의 날’인데요. 손 위생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손 씻기의 중요성을 알리려 2009년 제정했습니다. 이에 하루 앞선 지난 4일(현지시간) WHO는 "코로나19를 예방하는 최고의 도구는 깨끗한 손"이라며 "손을 씻는 간단한 행위가 삶과 죽음의 차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손세정제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손을 물로 적신 뒤 손세정제를 사용해 손톱, 손가락 사이, 손바닥, 손등을 30초 이상 꼼꼼히 씻어야 합니다. 물이 없는 장소에선 손소독제를 묻혀 제제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20~30초가량 손 전체를 골고루 문지릅니다. 손소독제와 손세정제는 개봉 후 6개월 이내 사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손세정제나 손소독제가 없다고 해서 손 씻기를 포기해선 안 됩니다. 물로만 씻어도 세균을 상당수 제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이때 주의할 점은 흐르는 물에 1분 이상 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015년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손 씻는 시간은 1~5초(46.4%)가 가장 많았으며 6~10초(35.6%)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21초 이상은 2.5%에 불과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범국민 손 씻기 운동본부’에서는 우리 국민의 특성과 여건을 감안해 준비와 마무리 과정을 별도로 한 6단계의 손 씻기 방법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의 경우 대략 15~30초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세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초가량 손을 문지르며 구석구석 씻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시계나 타이머가 없다면 손을 구석구석 씻으며 ‘생일 축하 노래’를 두 번(약 30초) 흥얼거리면 됩니다. 손을 다 씻으면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종이타월을 한 장 사용해 손의 물기를 제거한 뒤 그 종이타월을 이용해 수도꼭지를 잠그도록 권장됩니다.
 

눈에 들어가면 즉시 물로 헹궈야
손소독제와 손세정제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반드시 인체의 외용(外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코올 같은 살균·소독 성분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눈·구강 점막, 상처가 난 피부 부위에는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제품 용액이 눈에 들어간 경우 즉시 물로 여러 번 헹궈내야 합니다. 자극이 지속하거나 사용 시 발진, 가려움증 등 계속되면 사용을 중단하고 약사 또는 의사와 상담하도록 합니다. 어린이는 피부가 민감하므로 소량만 사용합니다. 손소독제와 손세정제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사용 후 핸드크림을 발라 보습력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손소독제는 허가, 신고사항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식약처의 ‘의약품안전나라’ 사이트(https://nedrug.mfds.go.kr)→의약품 등 정보→의약품 및 화장품 품목정보→의약품 등 정보검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소독제 매점매석 행위가 의심될 경우, 가격을 5배 이상 높게 판매할 경우, 온라인몰 주문건을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장기간 배송을 지연할 경우 소비자상담센터(국번 없이 1372), 식약처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02-2640-5057, 50080, 5087) 전화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도움말: 식약처 언론 대응 의료제품팀 김달환 연구관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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