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변동성이 높을수록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혈압을 낮추는 것 뿐 아니라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유정은·삼성서울병원 신동욱·숭실대 한경도 교수팀은 2005~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3회 이상 받은 40세 이상 성인 784만4814명을 대상으로 혈압과 치매 발생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대상자를 이완기, 수축기 혈압 변동성 정도에 따라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2016년을 기준으로 각각의 치매 위험도를 측정했다.
혈압 변동성이 큰 경우 치매 발생이 증가한다.
그 결과, 혈압 변동성이 높을수록 치매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완기와 수축기 혈압 변동성이 모두 높은 경우 치매 발생위험도가 18%까지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생위험도는 17%, 혈관성 치매의 발생위험도는 최대 22%까지 증가했다.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혈압 변동성이 크면 뇌혈류의 감소 및 뇌의 허혈성 변화에 영향을 미쳐 이 두 발병 원인을 모두 자극한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혈류역학적 불안정성이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혈관 내피 기능장애 등을 유발해 치매 발병에 관여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서울대병원 유정은, 삼성서울병원 신동욱, 숭실대 한경도 교수(왼쪽부터)
유정은(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 인구 집단에서 ‘혈압 변동성과 치매 위험도 증가의 연관성’에 관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한데 의의가 있다”며,“고령 등 치매 고위험군의 경우 안정적인 혈압 유지가 필요하고, 고혈압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혈압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약제 선택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 발간하는 고혈압 저널(Hypertens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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