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 검사에서 정상이라도 부정맥 안심 말아야

인쇄

돌연사 위험 큰 심장 부정맥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봄은 심장 부정맥에 주의해야 한다. 박자에 맞춰 규칙적으로 움직여야 할 심장이 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불규칙하게 뛴다. 심장 리듬이 흐트러지면 심장이 갑자기 활동을 멈추거나 뇌졸중·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김태석 교수의 도움말로 심장 부정맥에 대해 알아봤다.

심장 부정맥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심장 리듬 이상으로 호소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갑자기 가슴이 덜컥 내려앉거나 재봉틀이 돌아가듯 심장이 빠르게 뛴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럼증을 느낀다. 모두 심장의 움직임이 불안정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심장 박동 수가 분당 50회 미만이거나 100회 이상이면 심장 리듬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심장 박동이 일정하지 않고 불규칙할 때도 마찬가지다.

심장은 인체의 전기적 신호를 받아 박동한다. 1분에 60~100회씩 규칙적으로 뛰어야 한다. 그런데 너무 빨리 뛰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하면 문제가 된다. 심장 부정맥으로 온 몸으로 혈액을 뿜어내는 힘이 약해진다. 순간적으로 혈압이 떨어져 기절하거나 심장마비도 생명이 위급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심장 부정맥이 돌연사의 주범이라고 지목되는 이유다.

뇌졸중·심근경색·협심증 처럼 심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거나 만성 폐질환으로 호흡 기능이 약하다면 심장 리듬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뇌졸중 환자의 20%는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다. 또 심장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을 앓고 있다면 일반인보다 뇌졸중 발생위험이 5배 높다는 보고도 있다. 

가슴 두근거림 심하다면 심장 부정맥 의심해야
심장 부정맥은 진단이 까다롭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그 순간에 심전도 검사를 해야 정확하게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심장 부정맥 증상은 10초 정도로 짧고,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라진다. 그 때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를 받아도 정상으로 나온다. 만일 심장 부정맥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부정맥을 포착할 수 있는 장비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홀터 검사나 사건기록 심전도, 운동부하검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평소 심장이 빨리 뛰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스마트폰 앱으로 자신의 맥박을 스스로 측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료는 부정맥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심장 박동이 병적으로 느릴 땐 인공 심장박동기를 삽입해 치료한다. 빠른 맥은 심장리듬을 정상화하는 약과 부정맥 발생 부위를 고주파로 없애는 전극도자절제술로 치료한다. 심장마비 위험이 큰 경우엔 삽입형 제세동기를 넣는다.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과 같이 사망 위험이 큰 부정맥이 발생했을 때 이를 스스로 감지해 전기충격을 가해 생명을 구한다. 

김태석 교수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심장질환의 유무를 체크하고 특히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고 맥박이 불규칙한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