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심해지는 천식…앓는 사람도, 사망자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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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팀

우리나라 천식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천식의 비율이 함께 증가해 결과적으로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도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청 자료를 이용해 2002년부터 2015년까지 14년 동안 약 1300만 명에 달하는 천식 환자의 유병률, 사망률과 함께 의료환경·인구·사회·경제적 요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그 결과 천식의 유병률은 2002년 1.55%에서 2015년 2.21%로 꾸준히 증가했고 특히 나이가 많은 고령층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중증 천식의 비율은 전체 천식 환자 중 2002년 3.5%, 2015년 6.1%로 1.7배 증가했다.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통계청 사망원인 데이터를 연계해 천식환자의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유병률은 여성이 높은 반면 사망률은 남성이 더 높았다. 천식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은 암으로 2002년 37.3%, 2015년 30.1%이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천식 환자의 사망전 3개월 동안의 처방기록을 토대로 '천식 관련 사망(asthma-associated deaths)'을 정의할 때, 천식 관련 사망률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감소세인 통계청의 천식 사망률(asthma-caused deaths)과는 상반된다는 점이다.

이는 천식이 복잡한 질병 기전과 만성적인 경과 등으로 유병률, 이환율, 사망률 등의 역학조사에서 실제보다 낮게 보고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천식이 주 사망원인 임에도 불구하고 이차적인 사망원인으로 평가되거나 누락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약제사용 추세를 보면, 매년 천식 환자의 60% 이상에서 경구용 스테로이드가 처방됐고, 흡입제 보다는 경구용 약을 선호했다.

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가장 많이 이용했고(2002년 83.8%, 2015년 75.2%), 상급종합병원 이용도 증가 추세였다. 반면 상급종합병원 입원률은 종합병원 입원률의 증가로 인해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식 치료, 관리에 드는 의료비용은 2002년 $214 million, 2015년 $1,019 million으로 약 4.7배 증가했다. 입원으로 인한 직접의료비용은 2002년 $84 million, 2015년 $522 million로 약 6.2배 증가하여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노년층의 입원횟수 및 기간이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연구팀은 추정했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

박해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실제로 우리나라 천식의 현황을 확인한 것으로, 천식의 유병률, 사망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한 의료비용, 사회경제적 비용의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하면서 “이는 앞으로 천식과 관련한 국민 보건 및 의료분야의 정책 수립, 관련 분야 연구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Allergy Asthma Immunol Research’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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