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 영상 진단 가능성 세계 최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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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암병원 김성은 교수팀

국내 연구진이 대사증후군의 영상진단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대사증후군에 주요 지표인 내장지방 염증을 PET/CT로 측정해 위험도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고대 안암병원 핵의학과 김성은 교수 연구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서홍석 교수, 안암병원 핵의학과 김성은 교수, 박기수 교수)은 26일 대사증후군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는 환자는 내장지방의 염증 반응 활성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허리둘레, 중성지방수치, 고밀도콜레스테롤 수치, 공복혈당수치, 혈압 등 5가지 지표 중 3가지 이상이 기준치를 초과했을 때 진단한다. 인슐린저항성을 토대로 대사증후군 여부를 짐작할 순 있지만 모든 요소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렵다. 나아가 개별 진단 기준도 모호하거나 불완전하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고려대의료원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의 '공통 분모'를 세계 최초로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PET/CT를 통해 염증 반응 활성화가 일어나는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했고, 방사성의약품인 18F-FDG의 흡수도가 내장지방에서 증가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대사증후군에서 내장지방의 염증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이를 핵의학적 영상기법으로 직접 파악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연구 결과, 대사증후군의 진단지표를 3개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은 진단기준지표가 하나도 없는 건강한 사람보다 내장지방 염증활성도가 1.14배 높았다. 대사증후군의 진단지표 개수가 많을수록 내장지방의 염증활성도는 증가했다.

또, 현재 대사증후군의 치료에 쓰는 항고혈압, 항 당뇨, 지질강하제가 내장지방의 염증을 감소시킨다는 점도 확인했다. 대사증후군 뿐만 아니라 치료 결과를 평가하고 합병증 위험도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성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사증후군 더 나아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로서 내장지방의 염증 활성도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기수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대사증후군의 진단에 조금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지표로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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