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2~3주 이상, 체중감소 있다면 결핵 검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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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되고 많은 생명 앗아간 감염 질환 '결핵'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 질환은 결핵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인구의 약 30%가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추산한다.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증식하고 건강한 폐를 손상시킨다. 결핵은 전염력이 강하고 서서히 폐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는 "결핵균은 다른 균에 비해 증식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며 "기침, 체중 감소, 가래, 무기력감, 객혈 등이다. 평소처럼 식사하는데도 체중이 줄고 감기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한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핵약에 내성이 없는 환자가 2주 이상 결핵약을 복용할 경우 전염성은 대부분 상실된다. 또 결핵약을 6개월간 꾸준히 복용하면 90% 이상 완치된다. 그러나 결핵약 복용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결핵약을 써도 잘 낫지 않는 슈퍼결핵 환자, 즉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다제내성결핵은 약을 불규칙하게 먹거나 중단한 경우 약제에 내성이 생겨 발생한다. 특히 결핵 치료에 중요한 약인 ‘아이나’와 ‘리팜핀’ 두 약제에 내성이 생기는데 2차 약을 먹어도 치료 성공률이 50%에 불과하고 완치가 어렵다.

김주상 교수는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 중 전염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입원격리치료가 적용되는데 입원비는 물론 결핵 관련 치료비 전액을 국가에서 보조해주고 있다”며 “다제내성결핵은 항암 치료처럼 약을 독하게 먹고 오래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핵균에 감염된 모든 사람이 증상을 호소하고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결핵은 감염자의 10%에서만 평생 한 번 정도 발병하고, 90%는 잠복 결핵 감염상태로 결핵이 발병하지 않는다. 잠복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은 됐지만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결핵과 면역기능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습관적으로 음주하는 사람, 영양실조에 걸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 등이 감염 위험이 높다. 장기이식환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식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 때문이다. 위암, 폐암, 혈액암 등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과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투석을 하는 환자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김주상 교수는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영양섭취, 철저한 개인위생, 기침 예절 등을 지킨다면 결핵과 같은 감염성 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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