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가을에 또 올 수도" 주목 받는 치료제 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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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는 국내 임상 시작, 단백효소억제제와 클로로퀸도 꼽혀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모습. 사진 서울대병원

신천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집단 감염에 이어 서울 구로구 콜센터, 요양원 및 병원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연이어 터지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중앙임상위원장, WHO 감염병위험관리 자문위원)는 1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https://news.joins.com/article/23727106?cloc=joongang-home-toptype1basic)에서 “호흡기 질환 유행은 3,4월에 수그러지고, 5~7월에 없어졌다가 가을 겨울에 다시 온다”며 코로나19 주기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인터뷰에서 코로나 대비를 위해 “창(백신)과 방패(치료제)가 있어야 한다”며 “가을에 쓸 치료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의 표준 치료지침은 없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험과 동물실험, 일부 임상시험 등 ‘경험적 투여’를 통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제는 더러 존재한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사스(SARS)나 메르스(MERS)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이다. 특히 SARS 와 유전자 형이 80% 가량 유사해 SARS-CoV-2로 명명됐다”며 “이를 기초로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오는 과정, 또는 사람의 세포 내에 들어가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기전의 약물이 치료제로 탐색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박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가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경험적 투여가 이뤄지는 치료제의 종류와 원리를 알아봤다.
 
단백효소억제제(Protease Inhibitor)

단백효소억제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4가지 필수 효소 생성을 억제한다. 대표적으로 lopinavir/litonavir(상품명 칼레트라)가 있는데 바이러스의 증식에 필수적인 효소(3-chymotrypsin-like protease)를 저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본래 칼레트라는 에이즈의 원인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증 치료를 위해 계발된 약제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이 약제를 경험적 치료제로 사용했는데, 당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HIV 를 결합해 시험했던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미 칼레트라는 2002년 사스(SARS) 와 2015년 메르스(MERS) 유행 당시에도 경험적 치료제로 사용됐었다. 두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이뤄진 실험실, 동물실험 연구 결과 칼레트라는 이들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환자에 투여해 일부 효과를 보였고, 우리나라 환자들에게도 투여 후 체내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아직 임상 연구가 없기는 하지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제 중 하나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가 호흡기 환자에게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강동성심병원

클로로퀸(Chloroquine) 
클로로퀸은 현재 말라리아나 일부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 단백효소억제제가 바이러스 재생산 활동을 억제한다면, 클로로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가 체내에 들어오는 것과 증식하는 것 모두를 차단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사람의 세포에 들어온 뒤, 기생해야 증식이 가능한데 이걸 막는다.

특히, 실험실 연구에서 클로로퀜은 SARS 바이러스 노출 전 투여 시 예방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노출 전 투여 시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있다. 코로나19 환자들에게도 현재 경험적 투여가 권고 되는 약제다.
 
렘데시비르(Remdesivir) 
최근 최근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에 돌입한 약제다. 원래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동물실험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고, 경험적 투여를 통한 효과가 일부 증명돼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싱가폴 등 전 세계 총 394명의 코로나19 폐렴 환자가 참여하는 글로벌 임상 시험이 이뤄지게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와 유전자 형이 유사한데, 바이러스를 합성하는 효소(RNA 의존형 RNA 중합효소)의 유전자형은 96%가 일치한다. 이를 억제하는 것이 렘데시비르다. 특히, 렘데시비르는 비슷한 기전의 약물에 비해 저항성 돌연변이를 약화시켰다는 장점이 있다. 
 
아비간(Favipiravir)

일본의 경우 아비간이라 불리는 Favipiravir도 렘데시비르와 같이 RNA 의존형 RNA 중합효소의 기능을 억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포함한 RNA 바이러스에 효과를 나타낸다. 애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로 만들어졌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에서도 일부 효과를 보인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의 경증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증상이 호전됐다는 보고가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긴급 조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에게 약제 투여를 허가하기도 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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