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생기는 두통VS주로 새벽에 생기는 두통... 심각성 이렇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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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희의료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신체 부위 중 가장 중요한 곳은 어디일까요? 많은 분들이 심장을 먼저 꼽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체 곳곳에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보내는 만큼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핵심 장기니까요. 근데 심장을 포함해 다른 장기가 모두 정상이라도 이곳에 문제가 있으면 삶다운 삶을 살지 못하게 됩니다. 바로 '뇌'입니다. 뇌는 모든 신경이 모여 있고 신체의 기능과 감각을 지배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뇌에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이 확연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죠. 이번 닥터스 픽에서는 경희의료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와 함께 뇌, 신경과 관련해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풀어봅니다.
 

▶몇 년 전부터 가끔 왼쪽 눈꺼풀이 반쯤 감기는 증상이 있습니다. 그 증상이 올 때면 왠지 눈동자도 함께 돌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몇 초 후에 다시 괜찮아지긴 하는데  반복되니 불안하네요. 마그네슘을 챙겨 먹고 있는데 도움이 될까요?
마그네슘이 도움되는 경우는 대부분 안검 경련이라고 해서 눈 주변 근육들의 사소한 움직임이 있을 때입니다. 눈이 감긴다고 하시는 거로 봐서는 안면 경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그네슘을 드시는 것보다는 일단 신경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진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뇌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통증과 다른 원인의 두통을 구별할 수 없나요?
뇌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는 두통은 주로 새벽에 옵니다. 그래서 주무시다가 머리가 아파서 잠에서 깨게 되죠. 그 이유는 새벽에 뇌압이 가장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머리 안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땐 새벽에 심한 두통을 호소하게 되는 거죠. 근데 단순히 두통만 있다고 문제가 되는 건 아니고요, 신경학적 소견을 동반할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뇌압이 올라가면 흔히 나타나는 게 두통이 있으면서 구토 증세, 경우에 따라선 중풍처럼 한쪽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 이상, 경련 등 신경학적 소견이 동반된다면 전문의를 만나봐야 합니다. 반면 단순한 신경성 두통은 주로 오후에 아픕니다. 발생 시기도 감별요소죠.
 

16개월 아기인데 계속 고열, 기침이 심하더니 어젠 경련까지 하더라고요. 아기들에게 열경련이 흔한 일인가요? 제일 불안한 게 뇌전증(간질)으로 발전할까 봐 겁이 나네요.
아무래도 성인보다는 소아의 경우 열이 날 때 경련을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열성 경련이라는 겁니다. 열성 경련이 있다고 해서 뇌전증으로 갈 가능성이 높진 않습니다. 그래서 열과 상관없이 경련을 한다면 뇌전증을 포함해 다른 질환을 확인해봐야겠지만 아이가 경련할 때 열이 있다면 열과 관련된 경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주 후 자고 일어나니 얼굴 한쪽이 일그러진 것처럼 변했어요. 오른쪽 눈은 잘 감기지 않고 입도 다물어지지 않고요. 주변에서 침을 추천해서 몇 번 맞았지만 큰 차도는 없습니다. 구안와사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한방 치료를 병행하면 더 빨리 나을 수 있을까요?
안면신경마비가 오신 건데요, 안면신경마비의 현대의학적 치료에는 약물치료, 재활치료가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합니다. 주사를 쓸 때도 있고 먹는 약을 쓰기도 합니다. 심하지 않으면 먹는 약으로 치료합니다. 한방치료는 침을 맞는 게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침 맞는 것을 권하지는 않지만 환자분이 원한다면 맞으시라고 합니다. 반드시 한방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한방 자체가 몇백년을 이어오고 있다면 비록 과학적으로 모두 검증되진 않았어도 환자에게 좋은 치료의 하나일 순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40대 중반쯤에 구안와사가 갑자기 와서 한의원에 가서 일주일 넘게 침 치료를 받고 입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가 몇 년 후에 재발해서 다시 치료를 받았는데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완전하지 못하다는 느낌입니다. 날씨가 춥거나 할 때 좀 굳는 듯한 느낌도 있고요. 혹시 또 재발하는 건 아닌지요.
안면신경마비가 재발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지난번에 생겼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별개로 봐야 합니다.
 

가끔 발음이 어눌해질 때가 있는데 안면 경련 초기 증세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눈 주변이 떨립니다. 그리고 발작적이고, 불규칙하고, 불수의적인(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수축이 나타납니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피로하거나 안면운동을 했을 때, 또는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증상이 생기기 더욱 쉽습니다.
 

저희 엄마가 건강검진에서 MRI 검사 후 뇌종양을 진단받으셨어요. 이전부터 안면 통증(정확히는 눈 통증)이 있다고 하셨는데 찾아보니 이런 걸 '삼차신경통'이라고 하더라고요. 뇌종양을 치료하면 삼차신경통도 함께 나아지나요? 아니면 따로 치료가 필요한가요?
뇌종양이 3차신경(얼굴의 감각 및 일부 근육 운동을 담당하는 제5 뇌 신경)이 지나가는 주변에 있어서 뇌종양에 의해 삼차신경통이 유발됐다면 종양을 치료하면 경우에 따라서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뇌종양과 삼차신경통이 별개라면 즉 전혀 상관없이 발생한 거라면 두 가지 치료를 모두 해야 합니다. 삼차신경통의 원인은 MRI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근데 종양에 의해 발생한 삼차신경통은 치료가 쉽진 않습니다. 따라서 종양을 치료하면서 삼차신경통에 대한 치료도 같이하는 게 좋습니다.
 

뇌종양 의심이라 귀 위쪽 머리뼈를 잘라서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데 덜컥 겁이 나네요.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나요?
조직검사는 어쩔 수 없이 머리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서 큰 바늘을 집어넣어 종양의 일부를 떼어내는 겁니다. 그러니 두개골을 열지 않고는 할 수 없습니다.
 

시부모님께서 뇌하수체 선종(뇌하수체에 생기는 종양)을 진단받으셨습니다. 요즘은 코로 수술한다는데, 수술 후유증은 없을까요? 수술 이후 뇌척수액이 코로 나온다는 말을 들어서 걱정입니다.
종양이 클 경우에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작업하는 부분이 아무래도 더 많아집니다. 그러다 보면 뇌척수액이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요즘에는 치료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그럴 가능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일단은 종양의 크기, 위치가 중요합니다. 즉, 가능성은 있지만 다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조카의 시어머니가 뇌종양으로 돌아가신 이력이 있습니다. 뇌종양도 유전적 영향이 클 것 같은데 아이들도 미리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뇌종양은 유전성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 유전성으로 발생하는 뇌종양이 있기 때문에 시어머니께서 앓으셨던 종양이 어떤 종류인지에 따라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할지 아닐지 결정될 수 있습니다.
 

경계성 뇌종양을 진단받았는데 병원에서 위치도 괜찮고 100% 떼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우선 경계성 뇌종양이 무엇인지, 종양을 다 떼어내더라도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경계성 뇌종양이라는 진단명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종양은 양성일 수도 있고 악성일 수도 있고 그 경계에 있을(경계성) 수도 있습니다. 조직학적 검사 결과에 따라 방사선 치료 여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뇌 자체에서 생긴 뇌암인 경우는 수술 후 방사선치료와 항암 치료까지 합니다. 반면 양성 종양은 수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종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뇌종양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감마나이프 등 의사분이 수술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셨는데 들어도 잘 모르겠네요. 전체적인 뇌종양 치료 방법이 궁금합니다.
뇌종양을 치료하는 방법은 세 가집니다. 첫 번째는 그냥 지켜보는 겁니다. MRI 검사를 하면서 혹이 자라는지 확인하는 거죠. 가장 보수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양성이거나 환자에게 증세가 없을 때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수술입니다. 악성이 의심되거나 종양이 커서 환자분에게 증세가 있다면 수술을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감마나이프입니다. 감마나이프는 방사선으로 하루에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환자분에게 부담이 없어서 좋긴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감마나이프를 적용할 수 있는 종양이어야 하고 종양 크기가 감마나이프 치료에 합당해야 합니다. 적응증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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