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잃은 슬픔, 우울증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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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낸 슬픔 오래가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에 빠지는 펫로스 증후군의 경우 우울증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슬픔, 즉 애도 반응으로 인한 우울은 우울증의 분류에서 삭제됐다.

이전까지는 애도 우울증이라는 진단명이 있었다. 세부적인 면에서 우울은 자기 비관적인 생각, 죄책감, 무기력감을 주로 보인다면 애도는 죽은 대상과 관련한 기억과 공허감을 보인다. 그렇지만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진단기준에서 삭제됐다는 이유로 애도 반응은 우울증이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사랑하는 대상을 잃은 슬픔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슬픔이다. 지금 시대의 반려동물은 가족 구성원이나 마찬가지다.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이 오랜 시간 지속한다면 얼마든지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첫 발병 후 환자의 50%가 재발

우울증이 조현병과 다른 점은 현실 판단 능력이 유지되느냐, 손상되었느냐의 차이다. 정신질환은 크게 정신증(Psychosis)과 신경증(Neurosis) 두 가지로 나뉜다. 정신증은 환청, 망상과 같은 증상을 실제 존재하는 일로 받아들인다. 현실 판단력의 손상으로 환청이 시키는 대로 행동을 하거나 망상의 내용대로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몰입 행동을 하게 된다.

반면 신경증의 경우에는 기분장애, 불안 장애와 같이 현실 판단 능력은 있지만 의욕이 저하되거나 불안, 초조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 심해지면 환청이 동반되기도 한다. 아주 괴롭고 힘들지만 환자들은 이것이 환청임을 알고 환청의 내용대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우울증은 재발률 또한 높다. 처음 발병하고서 50%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며, 두 번의 우울증을 경험하면 75%, 세 번 이상의 재발을 경험하면 90%가 재발한다. 치료가 어느 정도 됐느냐에 따라서도 재발률이 다르다. 증상이 거의 사라질 때까지 치료하면 25%만 재발하지만, 우울 증상이 남아있던 경우는 76%에서 재발한다. 그래서 처음의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대인관계·업무 능력에 변화 생기면 치료 받아야

우울감을 느낀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우울증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우울증 진단기준을 보면 ▶하루 중 대부분 지속하는 우울감 ▶흥미와 의욕 저하 ▶사고력, 집중력의 감소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등의 항목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일상생활의 변화다. 예전과 너무 달라져서 불편함이 심해졌다면 우울증으로 의심할 수 있다. 대인관계와 업무 능력에 변화가 생기면 바로 약을 먹길 추천한다. 불편함이 빨리 좋아질수록 좌절감이 덜하고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도 빨라지기 때문에 자신감이 회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도움말: 유성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현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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