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승모판 역류증도 가슴 열지 않고 치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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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서 마이트라클립 시술 국내 첫 성공

국내 의료진이 수술적 치료만 가능했던 중증 승모판 역류증을 클립을 이용한 시술을 처음 성공했다. 3D초음파로 승모판의 해부학적 구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정확한 위치에 심장 판막이 열고 닫힐 때마다 생기는 빈틈을 클립으로 집어서 치료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김대희·강도윤 교수 연구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승모판 역류증 치료용 기구인 마이트라클립 시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마이트라클립 시술은 2013년 미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았고, 한국에서는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에게 국내 첫 마이트라클립 시술을 진행하고 있으며,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심초음파로 카테터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고 있다.

승모판 역류증은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가는 입구에 위치한 판막인 승포판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퇴행하거나 심근병증 등으로 늘어난 심장근육이 판막을 바깥쪽으로 잡아당겨 승모판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 증상이다. 심장이 수축할 때마다 혈액이 심장 안에서 역류한다. 심장이 제대로 박동하지 못해 호흡곤란이 심해지고 심장 기능이 점차 약해져 심부전으로 진행한다.

국내 마이트라클립 첫 시술 대상은 중증 승모판 역류증으로 진단받은 82세 남성이다. 수술적 치료를 위해 입원했으나, 정밀검사 결과 승모판 역류증뿐 아니라 대동맥판 협착증, 대동맥 죽상경화증, 심방세동, 신부전 등 심장·콩팥 기능이 약해져 있는 상태다. 연구팀은 수술로는 승모판 역류증 등을 치료하기엔 나이가 많아 이를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마이트라클립 시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3D초음파로 클립의 정확한 위치와 승모판의 해부학적 구조를 실시간 확인하면서 마이트라클립 2개를 승모판에 시술해 가슴을 열지 않고 중증 승모판 역류증을 치료했다”고 말했다. 이후 마이트라클립 시술 5일 후 퇴원했다.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의 마이트라클립 시술 전 초음파 사진(좌) 및 시술 후 초음파 사진(우). 왼쪽사진에서 승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보이는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에 의한 혈액 역류 현상이 마이트라클립 시술 후 찍은 초음파 사진에서는 경도로 약해진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트라클립은 승모판막을 구성하는 두 개의 판 사이를 클립처럼 집어서 판막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생기는 빈틈을 없애 혈액 역류를 감소시키는 기구다. 개흉 수술 없이 사타구니 정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넣어 심장 내부에 도달한 후 승모판에 클립을 장착한다.

지금까지는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에게 외과적으로 승모판을 성형 혹은 교체하는 방식으로 치료했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령 환자가 늘어나면서 심혈관 및 판막의 노화로 인한 심장 질환도 늘어나고 있지만 가슴을 여는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커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이트라클립 시술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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