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근시면 망막박리·녹내장 등 실명 질환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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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 안과검진 생활화 해야

날이 추워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겨울은 눈 건강관리에 취약한 계절이다. 자연스럽게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등으로 근거리 활동이 늘어서다. 시력이 발달하는 소아·청소년 시기에  먼 곳은 잘 안 보고 가까운 곳만 바라보면 병적인 고도 근시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또 어릴 때 고도 근시인 경우엔 시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이 얇아지면서 망막박리, 녹내장, 근시성 황반병성 같은 중증 안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청소년기 가장 주의해야 할 눈 질환은 근시다. 학교에서 안경을 쓰지 않는 아이가 없을 정도로 흔하다. 소아·청소년 10명 중 9명은 근시라는 보고도 있다. 근시는 단순히 멀리 있는 것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이 아니다. 눈의 구조가 변해서 나타나는 눈의 굴절 이상 상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선천적으로 성장기 안구가 유독 앞뒤로 늘어나면서 근시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수정체의 굴절력이 정상이라도 물체의 상이 망막 앞으로 맺히면서 근시로 멀리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독서·스마트폰·컴퓨터 게임 등 근거리에서 사물을 보는 작업을 많이 하면 수정체가 볼록한 상태로 지내다가 근시가 가속화될 수 있다. 실제 아시아 중에서도 교육열이 높은 한국·일본·싱가포르 등은 고도 근시인 소아·청소년이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어릴 때 근시가 심해지면 시력 유지에도 치명적이다. 나이가 들었을 때 정상인보다 중증 눈 질환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안구가 길어지면 망막에 압력이 가해져 망막이 떨어져 나가거나 황반이 더 빨리 노화하는 식이다. 망막박리·황반변성·녹내장 등이 대표적이다.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 역시 손상되면 점점 시력이 나빠진다. 문제는 이들 질환이 초기 자각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시력을 잃고 있는데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결국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누네안과병원 이지혜 원장은 “소아·청소년기는 가능한 근시가 나타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근시가 심해지면 안구 내면을 이루는 신경막 조직인 망막이 얇아지고 시신경이 당겨져 시력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미 근시라면 더 악화하지 않도록 안과 검진을 생활화해야 한다. 젊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1년에 한 번씩은 안과를 방문해 눈 상태를 점검한다. 고도 근시로 망막박리·녹내장 고위험군이라면 이보다 더 자주 상태 변화를 살펴야 한다. 특히 비문증, 광시증 등 새로운 시력 이상증상이 나타나거나 근시가 더 심해지는 경우에는 망막정밀검진 등을 받는 것이 좋다. 

평소 눈 피로를 줄이기 위해 장시간 근거리 작업을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근거리 작업을 한다면 50분 정도 사용 후 10분은 먼 곳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한다. 스마트폰은 10~15분 이내로 사용시간을 짧게 나눠한다. 근시 진행을 늦추기 위해 하루 2시간은 햇빛을 쬐며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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