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에서 넘어진 노인, 수술 골든타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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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8시간 사이 수술해야 합병증 사망률 낮아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빙판길에서 낙상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낙상은 고관절 골절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노인은 대부분 골다공증 증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골절을 피하기 어렵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유기형 교수는 “빙판길 등 낙상에 의한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넘어진 자세에서 꼼짝 않고 움직이지 못한 채 이동에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고관절은 척추와 하지를 연결해주는 관절로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매우 힘든 부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은 욕창·폐렴과 요로 감염, 심혈관계 합병증 등으로 이어져 급격한 노쇠로 접어들기 쉽다. 특히 여러 합병증으로 인해 고관절 골절 환자의 30%가량이 골절 후 2년 내 사망에 이른다.

여러 질병 가운데 고관절 골절만큼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유기형 교수는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은 실천으로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며 “빙판길이나 경사면 근처에서의 보행은 가능하다면 최소화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은 최대한 빨리 환자를 이전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중요한 치료 원칙이다. 의료사고에 가장 엄격하고 민감한 미국에서도 24~48시간 이내에 수술해야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수술 대기 시간이 짧을수록 합병증과 사망률도 낮아진다.  유기형 교수는 “고령 환자에게 전신마취 수술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발생하는 위험성이 훨씬 크다”며 “고관절은 한순간도 쉬지 못하는 관절이기에 수술 후에도 가능한 조기에 환자가 통증 없이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체중 부하 운동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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