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회 이상 연이은 술자리, 간 건강 위협하는 '데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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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장기 '간' 관리법

간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다. 몸에 필요한 각종 단백질과 영양소를 합성하고 저장한다. 몸에 해로운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가 하면 원활한 대사에 필요한 각종 효소를 생산하는 등 그 역할이 5000여 가지나 된다. 문제는 간이 '침묵의 장기'이기도 하다는 점. 건강할 때는 60~70%를 절제하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한번 기능이 떨어지면 회복이 어렵다.

보통 간염 바이러스나 알코올 등에 의해 간손상이 지속으로 유발되면 간세포가 파괴되고 간수치가 올라가며 점진적으로 간이 굳는 간경화(간경변)가 발생하게 된다. 한번 간경화가 발생하면 다시 원래의 정상 상태로 돌리기는 것은 어렵다. 알코올의 독성물질 중 80%는 간에서 처리되어야 하는데 간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설 경우 지방간, 간경변, 간암 등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는다.

고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간의 건강은 나빠진 후에 되돌리기는 어려우므로 미리 건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며 “만성 간질환자의 경우 철저한 금주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 음주 시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식사 후 음주 추천, 물 자주 마시고 이야기 많이 해야
요즘 같은 연말에는 잦은 송년회에 참석하다 보면 연이은 음주로 인해 자칫 간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모임을 피할 수도 없는 일. 되도록 일정을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간을 위한 음주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이 회복하기 전 과도한 음주가 이어지면 급성 간질환이 나타나 간이 손상받게 되고 급성 간염, 지방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가 간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고대안산병원]

간을 위한 음주 습관으로는 먼저 음주 전 간단하게 라도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술자리에 앉아 바로 술을 들이키기면 위장관내에서 알코올의 흡수율이 높아져 일찍 취하게 되므로 삼가한다. 안주는 저지방 고단백 안주를 곁들이는 것이 좋은데, 이러한 음식이 술의 흡수를 늦추고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의 양을 줄이기 때문이다. 또한 술자리에서 물을 자주 마시고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면, 술 먹는 간격을 늘이고 알코올을 희석시켜 흡수를 늦출 수 있다.

체중 60kg인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에 대사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 이내라고 알려져 있다. 이를 술 종류에 따라 환산해 보면 소주는 한 병, 맥주는 2,000cc, 포도주는 750ml 기준으로 1병, 양주는 약 200ml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몸무게에 맞추어 음주량을 결정하는 것이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음주 후에는 간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을 취하고 일주일에 2회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조금이라도 피로와 숙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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