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는 간 때문이야~" 사실 간도 피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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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건강 지키려면

업무가 몰리고 송년회 등 술자리가 잦은 연말에는 건강 적신호가 나타나기 쉽다. 이때 비명을 지르는 장기가 바로 간이다. 자칫 간 기능 저하나 이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적당량의 음주는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를 지속하는 경우에는 간을 비롯한 우리 몸 여러 장기에 '독'으로 작용한다. 알코올이 통과하는 위장관 내 점막에 자극을 주고 위산 분비가 촉진돼 위염, 위궤양이 나타날 수 있다. 소화 장애 설사, 심한 경우 장 내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췌장에는 염증을 일으켜 심한 복통을 유발하고, 때로는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한 췌장염으로 악화되기도 하며 고혈압이나 부정맥의 유발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근육통을 일으키고 중추 또는 말초 신경에 변성을 가져와 치매나 신경통을 불러올 수 있으며 골수 기능이 억제되기도 한다. 호르몬의 불균형 또는 생식장애를 유발하기도 하는데, 특히 산모의 경우 임신 중 과음을 하면 기형아를 출산할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과도한 음주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곳은 간이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방간, 알코올성 지방간염, 간경변증의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나 실은 이들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장기간 과도하게 음주를 지속하는 경우 90% 이상이 지방간을 갖게 되고 이 중 10~30% 정도가 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일으키며, 10~20% 정도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게 된다. 일단 간경변증이 되면 매년 2~4% 정도의 확률로 간암이 발생한다. 

알코올성 지방간도 있다. 간 세포 내에 중성지방이 과다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대개 뚜렷한 증상이 없어 검진이나 초음파검사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간혹 우상복부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간기능검사수치는 정상인 경우가 많고 일단 금주를 하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염과 간경변증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간경변증은 장기간 지속된 과음의 결과로 간세포가 광범위하게 파괴돼 흉터와 같은 섬유화가 진행되어 간이 굳어진 상태다. 쉽게 피로하고 구역질 및 식욕부진을 호소한다. 병이 진행된 경우는 황달이 나타나고 출혈 경향을 보이거나 복수가 차며 간성뇌증 또는 간성혼수라 하여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합병증이 동반된 알코올성 간경변증은 1년 사망률이 30~5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중증 질환이다.

술을 끊지 않는 한 간 손상을 막긴 어렵다.  많이 마시고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묘약은 없다. 본인의 주량을 넘지 않도록 적당히 마시고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간경변증을 유발하지 않는 일일 음주량은 남자의 경우 40g 이하, 여자는 20g이하 정도다. 360mL의 소주 한 병의 알코올양은 대략 60g이다. 알코올 도수 20도 이하는 그보다 낮다고 보고 섭취량을 계산한다.

숙취 해소에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다. 만약 본의 아니게 과음을 한 경우라면 저혈당을 막기 위해 적정량의 당분 섭취를 하도록 하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도움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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