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 ‘추위에 악 무는 습관’이 구강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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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치아 건강 지키기

‘얼죽아’ 라는 신조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음료’를 줄인 말로 추운 겨울에도 무조건 찬 음료를 찾는 사람을 뜻한다. 직장인 박씨도 그렇다. 계절을 막론하고 찬 음료를 입에 달고 산다. 양치질을 할 때도 마찬가지. 입 속이 차가워야만 개운함을 느껴 늘 찬물로 양치를 하곤 한다. 가끔씩 이가 시리거나 통증이라도 느껴질 땐 치아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겨울철엔 치아를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 대전을지대병원 치과 김경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아무리 단단한 치아라도 수십 도에 달하는 온도 변화엔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치과 김경아 교수는 “급격한 온도 변화는 치아의 단단한 법랑질과 덜 단단한 상아질 사이의 팽창으로 인한 치아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치아의 단단한 부분 속에 보호되고 있는 치아의 신경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양치를 할 땐 차가운 물보단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물이 갑작스럽게 치아에 닿으면 자극을 받아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나치게 뜨거운 물도 마찬가지다. 아이스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는 것도 치아 손상 위험을 높인다. 특히 아이스 음료 속 얼음은 씹어 먹지 말고 가급적 녹여 먹도록 한다.

치아 한쪽으로 무리한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치아 사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 ‘치아균열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단단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시큰거리는 통증이 발생하는 정도지만 치아 균열이 더 진행되면 차가운 음식은 물론 음식이 닿을 때마다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잇몸 염증 방치하면 치주염으로 악화

최근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찬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를 ‘치아’로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로 ‘이가 시리다’는 느낌 때문. 만약 특별한 이유 없이 이가 시리다면 잇몸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치은염과 치주염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치은염은 잇몸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입 안에 남아있는 음식 잔여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발생한 치석에 각종 세균이 번식하고 이것이 주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염증으로 인해 잇몸이 붓고 피가 날 수 있다. 또한 잇몸이 간지럽기도 하고 심하면 통증으로 고통 받기도 한다.

치은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주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치주염은 잇몸 뿐 아니라 잇몸 뼈 쪽으로 염증이 생기기 시작해 잇몸 깊숙한 부분까지 문제가 발생한 경우다. 잇몸 뼈 자체를 파괴하므로 치석이 잇몸 뼈 쪽으로 생기게 되고 결국 악순환을 반복하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추위에 ‘악’ 물은 입, 턱관절 질환 유발 주의

추운 날씨 탓에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게 되고 이러한 동작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면 턱관절 주변의 근육이 경직되면서 이상 징후가 나타날 수 있다. 입을 벌릴 때 턱관절에서 ‘딱’ 소리가 나고 입이 잘 벌어지지 않거나 두통이 갑자기 심해지기도 한다. 귀와 턱관절 부근은 물론 심지어 치아에까지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턱관절 질환자나 턱관절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마사지와 찜질 등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턱 부위 마사지를 수시로 해 주면 도움이 된다. 김경아 교수는 “겨울철에는 외출할 때 얼굴을 감싸 따뜻하게 보호해 주는 것이 필요하며 귀 앞쪽에서 갑작스런 통증이 발생하거나 개구 장애가 있을 땐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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