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강한 겨울철 식중독 주범 ‘노로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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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75도 이상으로 충분히 익히고 손 위생 철저히

최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50여 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노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흔히 식중독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겨울철에도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흔해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환경연구원이 2014~2018년 경기도내 노로 바이러스 식중독 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겨울철인 11월부터 1월까지 바이러스 검출 건수는 총 591건으로 전체(1233건)의 48.3%에 달했다.

노로 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은 바이러스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으면 번식력이 떨어지지만 노로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오히려 활동이 활발해진다. 겨울철 식중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며 소량의 바이러스로 인해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크다.

노로 바이러스 입자는 27~40㎜이고 정이십면체 모양이다. 60도에서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되고 일반 수돗물의 염소 농도에서도 불활성화하지 않을 정도로 저항성이 강하다. 감염자의 대변 또는 구토물에 의해 음식이나 물이 노로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고, 감염자의 접촉에 의해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될 수 있다.
 

소아는 구토, 성인은 설사 증상 흔해

사람이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구토, 오심, 메스꺼움, 오한,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개 48시간 이상 지속하지 않고 회복된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된다.
 
소아에서는 구토, 성인에서는 설사가 가장 흔히 나타난다. 설사가 심한 경우 탈수 증상이나 심한 복통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두통, 발열, 오한 및 근육통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진단 방법은 환자의 토사물이나 분변 등의 검체에서 노로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시행해 바이러스 핵산을 검출하거나 효소면역법(ELISA)으로 바이러스 유사입자를 검출해 확인한다. 최근에는 전자 현미경이나 면역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탈수 심하면 수액 요법으로 증상 호전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며칠 내 자연 회복된다. 그러나 탈수가 심하거나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하면 수액요법과 같은 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설사나 복통이 심한 경우 추가적인 진정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질병 발생 후 오염된 물건은 소독제로 세척한 후 소독해야 한다. 노로 바이러스의 경우 70도에서 5분간 가열하거나 100도에서 1분간 가열하면 완전히 소멸된다.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 박윤경 과장은 “노로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손 위생이 가장 중요하다”며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손에 있는 노로 바이러스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고 음식물은 재료의 온도가 75도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속까지 익혀서 먹도록 한다. 물도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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