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은 소장과 연결된 결장과 항문 쪽 끄트머리에 있는 직장으로 나뉜다. 대장암 환자 3명 중 1명은 직장에 암이 생겨 병원을 찾는다. 일반적으로 직장암은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를 사용해 사전에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로 이를 제거한다. 추가로 암세포가 대장 조직 깊숙이 파고들었거나 림프절 등 주변 장기로 퍼진 2기 이상 환자는 수술 후 6개월 가량 항암제를 이용한 보조항암치료를 적용해 재발 위험을 낮춘다.
그 결과, 고위험 직장암 환자는 두 가지 항암제로 강도 높은 보조항암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한 가지 항암제만 투여하는 것보다 생존율 향상과 재발률 감소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제 하나만 투여한 그룹은 6년간 전체 생존율은 76.4%, 동일기간 무재발 생존율은 56.8%였다. 반면 두 항암제를 병용 투여한 그룹은 6년 전체 생존율 78.1%, 무재발 생존율 68.2%로 한 가지 항암제만 쓴 그룹보다 더욱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나아가 연구팀이 수술 후 병기 등을 보정한 후 두 그룹의 재발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두 가지 항암제를 쓴 그룹은 한 가지 항암제만 쓴 그룹보다 직장암 재발 위험도 역시 3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종전에 획일적인 암치료에서 벗어나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의 새로운 지침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실제로 앞서 2014년 김 교수 연구팀이 초기 연구 데이터를 국제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 발표한 뒤, 항암제를 병용 투여하는 방식의 보조항암치료 방법은 세계 임상종양분야의 표준 진료방침인 ‘미국 암센터 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인용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직장암 병용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활용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태원 교수는 “직장암 재발을 예방하는 것은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에 보조항암치료로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 고위험 직장암 환자는 병기에 따른 맞춤 치료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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