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내년 2분기 미국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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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코프리 美FDA 승인…완전 발작 소실도 확인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이 내년 2분기 미국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 허가를 받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내년 2분기부터 미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SK바이오팜은 일차적으로 엑스코프리의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전체 뇌전증 시장의 54%를 차지하는 미국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직접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 수립을 완료했으며, 미국 전역에 빠른 정착을 위한 영업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은 아벨 테라퓨틱스와 올해 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출시를 위한 인허가 작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2001년 후보물질 탐색을 시작해 임상시험 완료 및 FDA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신약이다. 최근 FDA로부터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 제약사에서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및 판매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에 이어 엑스코프리까지 국내 최초로 FDA 승인 혁신신약 2개를 보유한 유일한 제약사가 됐다.

조정우 사장은 “개발 단계에서 시작했더 과제는 수 없이 많지만 실제 임상을 성공한 것은 몇 개 없다”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경험을 쌓으면서 국내도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혁신신약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자체적으로 개발에 성공한 엑스코프리를 2020년 2분기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주목할 점은 독자적이 판매망을 구축하다는 점이다. 조 사장은 “다른 곳과 협력하면 이익이 절반 밖에 되지 않는데다 특정 소수의 의료진만 뇌전증 치료를 담당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SK바이오팜에서 직접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영업·마케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는 내년 판매를 통해 보여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엑스코프리의 뇌전증 치료효과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만성 신경계 질환인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일시적 불규칙 이상 흥분으로 경련·발작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문제는 뇌전증은 증상조절이 까다로운 난치성 질환이라는 점이다. 뇌전증 약을 복용해도 발작 등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는 관해는 50~60%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재발이나 발작 등 증상 조절이 미흡하다. 미충족 의료수요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서울대학교 이상건 교수는 “발작이 없는 상태를 만들어주는 약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엑스코프리는 이같은 발작 증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기존 뇌전증 치료제의 효과는 2~5%인 반면 엑스코프리는 이보다 높은 20%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부분 발작을 보이는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엑스코프리의 장기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계속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종류의 발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추가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은 “엑스코프리 임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수의 환자에서 유지 기간에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환자의 일상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해 뇌전증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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