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심혈관 1시간 내 정상화…365일 24시간 비상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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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센터 탐방-아주대병원 심혈관센터

심장은 몸의 엔진과 같다. 혈액을 펌프질하면서 몸 구석구석으로 산소·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심장과 연결된 혈관이 좁아졌을 때다. 심장 본연의 펌프 기능이 서서히 약해지다가 갑자기 심장이 활동을 멈춰 응급 상황에 빠진다. 아주대병원이 환자 중심의 심혈관 치료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심혈관의 협착 상태는 물론 혈류 속도, 혈관 내 압력 등 심장과 혈관 상태를 종합평가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
 

아주대병원 심혈관센터 탁승제(오른쪽)·윤명호 교수가 관상동맥조영술로 좁아진 심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급성 심혈관 질환은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한 빨리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이 최선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이 위급해진다. 아주대병원 심혈관센터는 최고의 심혈관 응급 치료로 정평이 나 있다. 순환기내과·흉부외과 등 심혈관센터에 소속된 의료진이 365일 24시간 병원에서 당직을 서면서 긴급 상황에 대비한다. 특히 20여 년 동안 호흡을 맞춘 전문 의료진이 팀을 이뤄 언제든지 응급 치료가 가능하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환자 삶의 질 고려

급성 심혈관 질환은 언제 증상이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오모(66)씨도 자신이 심혈관이 막혀 병원 응급실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119로 아주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때는 밤 11시4분. 도착 당시 맥박이 분당 41회로 낮았고, 심전도 검사에서 ST분절 상승(심장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을 반영하는 지표)이 확인돼 심장근육 손상이 의심되는 초응급 상황이었다. 대기하고 있던 전문 의료진이 심도자실에서 응급 심장혈관 조영술을 진행, 오른쪽 관상동맥 혈관이 90% 이상 막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스텐트 시술을 시행했다. 병원 응급실 도착 41분 만에 필요한 모든 처치를 완료했다. 현재는 외래를 방문하며 경과를 관찰할 만큼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아주대병원 심혈관센터의 응급 시스템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최근 4년간 협심증, 급성심근경색 등으로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순간부터 막힌 심장 혈관을 다시 뚫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9분에 불과하다. 미국·유럽 심장학회에서 권고하는 응급 심장 치료시간인 90분보다 짧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치료 후 환자의 삶의 질도 철저히 고려한다. 일반적으로 심장에 혈액을 다시 공급하는 방법은 크게 혈관에 쌓인 혈전(피떡)을 녹이는 약물치료, 풍선·스텐트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 우회 도로를 만들 듯 심장에 새로운 혈관을 연결하는 관상동맥 우회술 세 가지다. 아주대병원은 첨단 디지털 장비로 심혈관의 기능적 상태를 일차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따른 치료를 시행한다. 단순히 해부학적으로 심혈관이 얼마나 좁아졌는지만 살피지 않는다. 심장 기능은 이상이 없는지, 심혈관이 막힌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등도 동시에 살핀다. 미국·유럽 등에서 주로 적용하던 기준인데, 국내에선 아주대병원 심혈관센터가 주도적으로 임상에 적용하면서 확산됐다.

그 중심에는 심혈관의 기능적 상태를 평가하는 심도자실이 있다. 상황 판단을 빠르게 도와 적합한 심혈관 치료를 제시한다. 한 해 3000명 이상이 이곳에서 관상동맥 조영술, 혈관 초음파검사, 부정맥 전기생리검사 등을 받았다. 심도자실을 총괄하는 순환기내과 윤명호 교수는 “심혈관이 50% 이상 좁아졌더라도 심장 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스텐트 시술 같은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심혈관의 기능은 유지하고 있는데 해부학적으로 좁아졌다고 무리해서 막힌 곳을 뚫으면 오히려 뇌졸중·심부전증 같은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도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재협착 빈도가 높다는 연구가 있다. 만일 심혈관이 광범위하게 막혀 뚫기 어렵다면 관상동맥 우회술을 고려한다.
 

관상동맥 우회술 치료 5회 연속 1등급

임상 연구도 적극적이다. 심장과 혈관의 상태 예측을 도와 치료의 질을 끌어올린다. 아주대병원 심혈관센터 연구팀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 응급 스텐트 시술을 한 직후 측정한 관상동맥 혈관 저항이 심장근육의 생존과 기능 회복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심장 질환의 응급 중재 치료 직후 심장근육의 생존을 측정하는 유용한 방법으로 평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무펌프 관상동맥 우회술 같은 고난도 치료법의 적용도 활발하다.

체계적인 심혈관 질환의 응급 치료 시스템은 우수한 치료 성적으로 이어진다. 심장·혈관의 상황에 맞는 처치로 치료 성공률을 극대화한다는 의미다. 윤 교수는 “자체 조사 결과 아주대병원의 관상동맥 협착 시술 성공률은 99%, 심근경색 중재시술 성공률은 95%에 이른다”고 말했다. 관상동맥 우회술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에서 올해까지 5회 연속 1등급을 받으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심평원에서 ▶수술 후 출혈·혈종으로 인한 재수술률 ▶수술 후 30일 내 사망률 ▶수술 후 입원일수 등 관상동맥술 전반을 평가한 결과다.
 

인터뷰-아주대병원 흉부외과 임상현 진료부원장

“심장 뛰는 상태서 미세혈관 연결환자…신체적 부담, 합병증 줄여”

심혈관 질환은 암에 이어 한국인의 사망 원인 2위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3만2004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40대부터는 특히 심장과 연결된 관상동맥 혈관이 막혀 심장 기능이 상실하는 허혈성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 혈관 상태가 나쁜 고위험 중증 응급 환자는 빠른 수술적 처치가 필수다. 스텐트 시술로는 좁아진 심혈관을 넓히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심혈관 질환의 응급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흉부외과 협진이 중요한 이유다. 임상현(사진) 진료부원장에게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아주대병원의 환자 중심 응급 의료 시스템에 대해 들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심혈관의 상태가 불량할 때다. 약물·스텐트 치료로는 막힌 혈관을 뚫어도 효과가 일시적인 경우가 있다. 특히 심장과 연결된 3개의 관상동맥 혈관이 모두 좁아졌거나 왼쪽에 위치한 관상동맥의 입구 부위가 좁아졌을 때는 관상동맥 우회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막힌 심혈관을 대신할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치료해야 또 심혈관이 막혀 응급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는 심혈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
 
-관상동맥 우회술 분야의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는데.
“365일 24시간 대기하는 심혈관 응급치료 시스템 덕분이다. 응급 환자가 언제 병원 응급실로 들이닥칠지 몰라 관련 전문 의료진이 상주한다. 그만큼 환자의 심혈관 상태를 빠르게 판단·분석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실제 아주대병원은 내부적으로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순간부터 어떤 방식의 치료로든 막힌 혈관을 뚫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60분 이내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주대병원 관상동맥 우회술의 특징은.
“환자 중심 치료다. 아주대병원은 관상동맥 우회술을 시행할 때 심장이 움직이는 상태에서 미세 혈관을 접합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심폐체외순환기로 심장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봉합하는 것보다 고난도 치료라 아직 시행하는 곳이 많지 않다. 장점은 뚜렷하다. 심장이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아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적고, 심장 기능 유지에도 유리하다. 기존의 수술 방법은 심장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해 심장근육의 수축력이 약해질 수 있었다. 또 혈관용 겸자로 대동맥을 꽉 물지 않아도 돼 뇌졸중·신부전증 발생을 줄여준다. 관상동맥 우회술 치료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임을 자부한다. 앞으로도 경기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 국내 응급 심혈관 질환 치료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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