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힘든 강직성 척추염, 치료 때 놓치면 평생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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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이명수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

얼마 전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국내 강직성 척추염 환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강직성 척추염의 진단 실태’를 조사했다.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정확하게 진단받지 못하고 진료과를 전전하는 ‘진단 난민’ 기간이 평균 40개월에 달했다. 게다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류마티스내과를 가장 먼저 찾았다는 환자는 18.2%에 그쳤고, 나머지 81.8%의 환자는 다른 진료과를 먼저 찾았다. 강직성 척추염의 초기 증상이 허리 통증 등 척추 중심으로 나타나다 보니 환자들이 허리 디스크 같은 단순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진단이 늦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기가 늦어진다는 것이고,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염증성 면역 매개 질환은 진행성 질환으로 치료가 지연될수록 질환의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느꼈다.
 
 허리 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기계적 요통,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을 염증성 요통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증상은 허리 통증으로 유사할지라도 발병 원인이나 경과,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강직성 척추염은 대개 엉덩이와 엉덩이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질환이 시작돼 주로 허리 아래와 엉덩이 부분에 묵직한 느낌의 통증이 많이 나타난다. 자고 일어난 후 아침에 특히 허리가 뻣뻣한 양상의 통증이 심하다.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염증성 요통은 자가면역 체계 이상 등의 내과적 발병 원인을 갖고 있으므로 치료 역시 내과적 치료가 우선이다. 비스테로이드소염제를 먼저 사용하며, 효과가 없을 경우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과 통증 완화를 비롯한 다양한 방면에서의 개선 효과가 확인돼 최근 많이 사용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관절이 아닌 부위에도 염증이 침범해 문제를 일으킨다. 안구 충혈, 눈부심, 시력 저하 등을 일으키는 포도막염이 흔하게 나타나고 이외에 아킬레스건염·족저근막염 등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강직성 척추염을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얼마 전 매년 11월 첫째 주 금요일을 ‘강직성 척추염의 날’로 지정해 질환 인식 제고에 도움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앞으로 치료 시기를 놓쳐 고통받는 환자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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