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잠꼬대, 치매·파킨슨병 전조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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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상이면서 격한 행동 있다면 의심해봐야

날씨가 추워지면서 노인성 잠꼬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난방을 하면서 실내가 건조해지고 코 속이 마르면 수면 중 구강 호흡으로 인한 잠꼬대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해가 짧아지면서 세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저녁에 잠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감소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얕은 잠을 자게 되면서 잠꼬대가 심해진다.

수면 중에 거친 욕을 하면서 싸우거나 심한 경우 주먹을 휘두르고 심하게 움직이다가 침대에서 떨어지기까지 한다면 병적인 잠꼬대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50세 이상이면서 일주일에 한번 이상 이와 같은 잠꼬대 증상이 있다면 치매나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인 렘수면행동장애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미국수면학회 Mahowald 박사는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건강한 환자 29명 중 38%가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진행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원래 렘수면 동안에는 뇌간 안에 운동마비 조절 부위가 작동돼 움직임이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뇌간에 질환이 있거나 뇌간에 운동조절이 문제가 되는 파킨슨병인 경우 렘수면 동안 정상적인 운동마비 기능이 저하돼 수면 중 심한 잠꼬대나 움직임이 야기되고 렘수면행동장애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심한 코골이·수면무호흡증도 렘수면행동장애 요주의
잠꼬대뿐만 아니라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경우에도 렘수면행동장애를 주의해야 한다. 한 원장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뇌에 공급하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의사 결정과 판단에 관여하는 대뇌백질이 더 많이 손상되면서 렘수면행동장애로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적인 잠꼬대인지 일반 잠꼬대인지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병원에서 1박 2일 동안 자면서 하는 수면 종합검사로 잠꼬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이갈이, 하지불안증후군 등 수면장애를 찾고 수면의 질을 체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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