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알레르기약, 효과 좋을수록 졸림도 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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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내게 맞는 항히스타민제 선택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각종 알레르기 증상에 급히 사용하는 약, 바로 항히스타민제입니다. 꽃가루·먼지 등 때문에 콧물이 나고 눈이 붓거나 평소 접하지 않던 음식을 먹고 갑자기 생긴 두드러기·가려움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 있습니다. 이런 항히스타민제는 종류가 다양하고 부작용도 다릅니다. 이번 약이야기에서는 내게 맞는 항히스타민제 사용법을 알아봅니다.
 

히스타민은 외부자극으로부터 신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입니다. 나쁜 물질이 들어오면 면역반응으로 히스타민이 분비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 침입한 게 나쁜 물질이 아닌데도 세균이라 오해해 히스타민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분비되면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꽃가루·복숭아 털·먼지 같은 것에 면역반응이 과하게 반응하면 콧물·눈물·가려움 같은 증상을 만들어냅니다. 항히스타민제는 과하게 분비되는 히스타민을 막아 두드러기·가려움 등의 증상을 가라앉혀줍니다.
 

세대, 효과 빠른만큼 졸리고 지속시간 짧아
항히스타민제는 1·2·3세대가 있습니다. 먼저 혈액뇌관문이(BBB)라는 문을 통과해서 뇌로 전달될 수 있느냐에 따라서 1세대와 2·3세대로 나뉩니다.
 
가장 먼저 출시된 1세대 약물은 성분의 분자 크기가 작고 지용성이라 혈액뇌관문을 통과해 뇌로 전달돼 히스타민 작용을 억제합니다. 분자 크기가 작아 복용 후 30분~1시간 사이 빠르게 효과가 나타납니다. 주요 성분은 '클로르페니라민(Chlorpheniramine)'과 ‘트리프롤리딘(triprolidine)’ 이 있습니다. 하지만 빠른 효과만큼 지속시간은 4~6시간에 불과해 알레르기 증상이 심할 경우 하루 3~4회 약을 계속 먹어야 합니다. 또 졸음을 많이 유발하는 특징이 있어 잠들기 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졸음 부작용이 크다 보니 오히려 이를 이용해 수면유도제로 쓰이기도 합니다.
 

2세대도 졸림 정도 성분마다 달라져
비교적 최근 출시된 '세티리진(Cetirizine)', '로라타딘(Loratadine)', '펙소페나딘(fexofenadine)' 등 2·3세대 항히스타민 성분은 약물 성분의 분자량 크기가 커서 혈액뇌관문(BBB)을 통과하지 못하게 만들어 졸음 유발 부작용을 크게 줄였습니다. 물론 졸음이 아예 오지 않는 건 아닙니다. 2·3세대 항히스타민제라도 조금씩 졸린 정도가 다릅니다.
 
세티리진 성분(지르텍, 알러샷, 알지엔스피드)은 가려움증과 두드러기,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사용하는데 2·3세대 중에는 가장 졸립니다. 콧물과 재채기에 쓰는 로라타딘 성분(클라리틴, 로라딘, 플로라딘)은 세티리진보다 덜 졸립니다. 가장 덜 졸린 성분은 펙소페나딘(알레그라)입니다. 하지만 덜 졸릴수록 알레르기 완화 효과는 약한 편입니다. 약을 먹고 운전을 하는 등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면 덜 졸린 약을 골라서 먹기를 권합니다. 특히 노인은 이런 약을 먹은 뒤 어지러움 때문에 낙상 사고의 위험도 커져 주의가 필요합니다.
 
2·3세대의 약효 지속시간은 12~24시간으로 1세대보다 증가했습니다. 하루 1~2회 복용으로 알레르기 증상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펙소페나딘 성분은 간 독성이 적어 간이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적합합니다.
 
이처럼 항히스타민제는 세대가 올라갈수록 졸림·간독성·신독성이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가려움을 없애주는 효과에서는 오히려 1세대가 월등해 같이 병용하거나 단기간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쓰다가 유지 용법으로 2·3세대로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정도에 따라 졸음 부작용이 적은 것이므로 2·3세대더라도 운전이나 정밀한 기계조작을 할 경우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졸음 부작용은 여성일수록 작은 체구일수록 나이 들수록 간과 신장기능 떨어질수록 심해집니다. 
 
항히스타민제는 항부정맥제·항진균제와 함께 복용하면 안됩니다. 각각 심실성 부정맥과 항히스타민제의 체내농도증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감기약 등 여러 약에 함께 포함된 경우가 많으므로 중복해서 먹는 건 아닌지 복용 전 의·약사와 상담하는 것을 권합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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