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치료 성공률 ‘염증’ 파악에 달렸다…백내장 수술 전 꼭 확인해야

인쇄

대한안과학회 인플라마드라이 기자간담회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분비되지 않거나 쉽게 날아가 눈이 마르는 병이다. 스마트폰 사용과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의 증가,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상을 넘어 질환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증상 양상이 다양하고 치료도 까다로운 편이다.
 
흔히 눈물이 부족하면 인공눈물로 채우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여기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 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대한안과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안구 염증 진단 키트 인플라마드라이’(InflammaDry)의 원리와 유용성을 알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서울아산병원 안과 차흥원 교수는 “최근에는 안구건조증의 치료를 위해 수성층, 지방층, 뮤신층 등 눈물층의 안정화화 더불어 염증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학계의 의견이 모인다”며 “염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눈물층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심해져 염증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차흥원 교수가 안구건조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정렬 기자

안구건조증의 원인 파악이 중요한 이유는 맞춤형 치료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태영 교수는 “안구건조증이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 파악하면 필요한 약을 알맞은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며 “만약 원인 파악 없이 일반적인 치료를 할 경우 치료 성공률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증상만으로는 안구건조증이 염증 때문인지 눈물층의 문제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대로 눈이 뻑뻑하거나 눈물이 자주 흐르는 등 안구건조증 증상이 없는데도 염증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 교수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에서 안구건조증 증상이 없는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MMP-9(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라는 물질을 분석한 결과 30~50%는 염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MMP-9은 각막이 손상돼 염증이 생길 때 활성화하는 효소다. 염증이 심할수록 더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통해 염증 유무와 심각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인플라마드라이는 바로 이런 눈물 내 MMP-9 활성도, 즉 염증의 유무를 간단하고 객관적으로 식별해 안구건조증이 염증 때문에 발생했는지를 알려준다. 2013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현재 캐나다, 독일 등에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 지난 2017년부터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검사비는 한쪽 눈에 4만원 정도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태영 교수는 "안구건조증에 염증 여부를 파악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치료에도 성공률이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정 교수는 “눈물 생성량이나 눈물층 안전성, 각막 상피 상태, 눈물 구성층 분석 등 안구건조증 검사가 다양했지만 염증을 확인하는 방법은 마땅치 않았던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약 10분 만에 MMP-9 수치를 확인해 염증 반응을 체크할 수 있는 인플라마드라이가 출시돼 빠른 검사가 가능해졌고 우리 병원도 이를 도입,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은 염증 동반 유무에 따라 염증성일 경우 소염제, 스테로이드 등 항염증치료를 하고 비염증성일 경우 인공눈물, 누점폐쇄술, 오메가3 처방 등 균형이 깨진 눈물막을 보충해주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정태영 교수는 “인플라마드라이는 단순히 염증 양성, 음성을 판별할 뿐 아니라 MMP-9의 활성도를 토대로 염증 농도를 빨간색으로 표시해 환자의 상태를 정량화할 수 있게 돕는다”고 덧붙였다.
 

인플라마드라이는 눈물 내 MMP-9 활성도, 즉 염증의 유무를 간단하고 객관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다. 염증이 있으면 빨간색 선이 표시되고 농도가 높을수록 색이 더 짙게 나타난다. [사진 HKT]

미국에서도 백내장 수술 전 안구 표면의 염증 유무와 삼투압을 판단하는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백내장 수술 전 알고리즘을 정립한 웨일 코넬 의료원 크리스토퍼 스타 교수는 “경미한 안구건조증도 백내장 수술 후 환자의 수술 만족도나 시력저하, 염증반응 악화 등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의사들이 안구 표면 상태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MMP-9검사 등을 알고리즘에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구건조증 등 안구 표면 질환이 시력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 수술 전 반드시 이를 치료해야 한다”며 “스테로이드 제제나 온열압박, 레이저(IPL) 등으로 관리한 다음 2~4주 후 다시 알고리즘 재평가를 거쳐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아산병원 차흥원 교수는 “염증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더 나은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며 “환자에게 치료 결과를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 환자와 병원 간에 신뢰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관련 기사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