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발생 연령이 낮아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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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Q&A

자궁경부암은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안심할 수 없는 암이다. 예전에는 폐경을 앞두거나 폐경 이후인 40~50대 여성에서 많이 발견됐으나 최근엔 발생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자궁경부암 환자는 2014년 2041명에서 2018년 3,370명으로 65.1% 증가했다.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하중규 교수의 도움말로 자궁경부암 궁금증을 해소해봤다.
 

-자궁경부암이란 어떤 질환인가.
자궁은 수정된 난자가 착상하고 성장하는 여성 생식기관으로, 몸통(체부)과 경부로 구성돼 있다. 그 중 질과 연결돼 있는 자궁 경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중 두 번째로 흔하다.

-자궁경부암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뭔가.
과거에 비해 영양 상태가 좋아져 2차 성징 발현 연령이 점점 더 어려지고 있다. 또한 성 경험 연령이 낮아지는 것에 비해 올바른 성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부위인 변형대(transformation zone)가 청소년기에는 자궁 경부의 외측으로 위치하고 있어 성인에 비해 자궁경부암 위험도가 매우 높다.

-특별한 전조 증상이 있나.
초기에는 무증상에 가깝다. 간혹 ‘자궁통’을 느낀다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여성의 Y존 윗부분에서 통증이 발생했다면 이는 일종의 생리통으로 간주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뚜렷한 증상은 성교 이후 경미한 질 출혈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이미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2차 감염이 동반되면 악취가 나고 배뇨 곤란이나 혈뇨, 직장 출혈, 하지 부종,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궁경부암은 원인이 밝혀진 암이라는데.
아마 암 중에는 유일할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에서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 발견된 것으로 보고됐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감기바이러스처럼 성 생활을 하는 여성의 약 80%가 평생에 한 번 이상 감염될 정도로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감염 후 암으로 진행되기까지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린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어떤 특징이 있나.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종류는 150여 가지가 넘는다.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나뉜다. 저위험군은 성기 사마귀 등을 유발하며 6번과 11번이 대표적이다. 고위험군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16번과 18번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일시적이고 5년 이내에 사멸하나 지속적으로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암 위험도가 증가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자궁경부암 1기에서 2기 초에는 수술이나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이 모두 가능하다. 2기말 이후부터는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해 시행한다. 연구결과 수술과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의 생존률이 별반 다르지 않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보통 수술보다는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을 택한다. 수술 방법으로는 개복술, 복강경 수술, 로봇수술 등이 있다. 아무래도 여성이다 보니 흉터에 민감한 만큼 최대한 흉터가 남지 않는 방식의 수술을 원하는 추세다. 몸에 구멍을 하나만 뚫는 단일공 수술, 구멍을 뚫지 않고 자연개구부인 질을 통한 수술도 진행되고 있다.

-원인이 밝혀진 만큼 예방도 가능할 것 같은데.
예방백신이 있는 암 또한 자궁경부암이 유일하다. 때문에 백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은 50~60%에 그친다. 아마 몇 해 전 일본에서 부작용 논란이 일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후 장애나 사망을 초래하는 중증 이상 반응 발생은 한 건도 없었으며, 신고 사례 또한 일시적이거나 경미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독감 백신을 맞았을 때 생기는 부작용과 동일하다. 따라서 만 9~29세는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 예방 백신을 맞을 것을 권한다.

-30세 이상 여성도 예방백신을 맞으면 효과를 볼 수 있나.
자궁경부암 백신은 성 경험이 생기기 전, 즉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에 접종할수록 예방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30세 이상, 중년 여성에서도 새로이 감염되기도 하므로 늦게 맞았다고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의 상담 후 45세까지는 접종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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