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 먹고 복통·설사 있나요? 단순 물갈이 아니라 식중독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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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도 안심할 수 없는 식중독

가을을 맞아 온가족이 야외로 주말 나들이를 떠난 김모(36·여)씨. 김씨는 여행 첫날 8살 된 아이가 설사를 하자 물갈이를 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아이는 음식 먹기를 거부하고 설사를 계속했다. 다음날까지 설사는 멈추지 않았다. 김씨는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았다. 진료 결과, 오염된 식수로 인한 식중독이었다.

가을철에도 식중독이 발생하기 쉽다. 식중독은 계절과 상관없이 세균이나 독성이 포함된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가을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자칫 음식 보관법에 소홀해 식중독이 발생할 확률이 크다. 또 조리 과정에서 실수로 음식에 세균이 번식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9~10월에는 비브리오 패혈증과 같은 식중독이 집중적으로 발생해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은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 네 가지 대표적인 원인균이 있다.
 

오염된 물과 상한 음식이 주 원인

식중독은 대장균에 오염된 물이나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발생한다. 보통 12~24시간 뒤에 복통과 설사가 생기며 심하면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과거 문제가 됐었던 O-157감염도 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의 일종이다. 육류에 주로 번식해 상한 햄버거, 우유 등을 먹으면 발생할 수 있다. O-157에 감염되면 독성으로 신장이 손상되고 적혈구가 파괴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생겨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은 요리하는 사람의 위생 상태에 따라 발생하기도 한다.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요리하는 사람의 손에 있는 상처로부터 부스럼 등이 떨어져 음식물이 오염돼 발생한다. 포도상구균 식중독은 음식 속에서 번식한 포도상구균이 내뿜은 독소로 인해 생긴다. 따라서 음식을 끓여 원인균을 박멸해도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장염살모넬라균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세균과 같은 종류의 균이다. 육류나 계란, 우유, 버터 등에 잘 자란다. 발병 시 열,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간 기능 떨어진 사람,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

가을철 바닷가에서 어패류나 날생선을 먹은 후에는 장염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주로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해수에 서식한다. 바닷가에서 해산물을 즐긴 후 식중독 증상이 있다면 비브리오균에 의한 것일 확률이 크다. 주로 조개, 낙지, 생선 등을 날로 먹은 후 10~24시간이 지나서 배가 아프고 구토, 심한 설사가 나고 열이 나면 의심해볼 수 있다.

유사한 질환으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라는 식중독균이 있다. 이는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간 기능이 나쁜 사람에게 잘 생긴다. 어패류나 생선회를 먹고 피부반점, 물집 등이 생기고 전신에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가을철엔 해산물을 가급적 익혀서 조리해 먹고 날로 섭취할 경우엔 위생적 절차를 걸쳐 조리된 안전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특히 해산물 조리 시 조리기구나 요리사의 위생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열, 탈수 증상 이틀 넘게 지속하면 병원 찾아야

식중독은 심하지 않은 경우엔 따뜻한 물 등 수분 보충을 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열이나 복통과 설사가 심하고 탈수 증상이 이틀 이상 지속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들에게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은 치료보다도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냉장 보관된 음식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오염된 음식이나 식재료로 조리된 음식이라면 냉장고에 넣어두더라도 균이 계속 증식할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연석 교수는 “채소나 과일 같이 끓이지 않고 먹는 음식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먹어야 한다”며 “모든 식중독을 막을 순 없지만 가급적 음식을 익혀 먹고 차게 먹어야 한다면 한 번 끓인 후 식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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