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음양 불균형 조절해 알레르기성 천식·비염 호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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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명의 솔루션]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이범준 교수

한방 호흡기질환 명의 이범준 교수가 말하는 ‘알레르기성 천식과 비염’

면역(免疫)의 뜻은 원래 감염성 질병으로부터의 보호다. 그러나 의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면역은 생체의 내부 환경이 외래성 또는 내인성 이물질에 의해 혼란이 생기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항상 일정한 조건을 유지하려는 기능이란 의미로 많이 쓰인다.

한의학에서 면역계의 작용은 몸 안팎에서 유래하는 나쁜 기운의 침입과 생성을 방어·조절하고, 인체의 음양 균형을 유지해 병의 원인을 제거·억제하는 정기(正氣)의 작용과 비교할 수 있다. 정기는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장부와 경락의 작용이 조화로운 균형을 유지하게 한다. 이를 통해 나쁜 기운의 침입을 방어하며 체내 독소인 담적과 혈어의 형성 및 적취의 발생을 억제·제거할 수 있다.
 
알레르기, 상하부 호흡기 점막에 흔히 발생

알레르기(Allergy)란 희랍어의 ‘allos’ (change, other: 변하다, 다르다)와 ‘ergon’ (action, work: 작용, 능력)에서 유래했다. 그대로 번역하면 ‘(면역) 작용이 (보통과) 다르다’ 는 의미다. 즉, 어떤 외래성 물질과 접한 생체가 그 물질에 대해 필요 이상의 면역 반응을 나타내는 현상을 뜻한다.

알레르기는 외래성 물질을 직접 접촉하는 부위에 잘 나타난다. 특히 외부의 공기를 마시는 상하부 호흡기 점막이 그렇다. 상부 호흡기에서 유발되면 알레르기성 비염, 하부 호흡기에서 유발되면 알레르기성 천식, 좀 더 깊숙이 들어가 폐에서 발생하면 알레르기성·과민성 폐렴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성 천식과 비염이다.

알레르기성 천식은 호흡곤란, 천명음, 기침 등을 보이는 기관지 점막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에 나타난 알레르기 질환으로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 두 질환은 모두 호흡기 점막에서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 증상을 유발한다. 환경오염, 화학 제품에 노출이 많은 현대에 들어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면역 세포의 80%가 점막에 분포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기전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 노출됐을 때 면역 반응이 과도해지면서 알레르기성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주로 나타나는 곳이 점막이다. 점막은 인체의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곳으로 전체 면역 세포 중 80%가 점막 면역계에 분포돼 있다. 결국 점막에서 점막 면역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질병 관리의 핵심이다.

점막은 마르지 않고 촉촉해야 제 구실을 한다. 정상적인 점막은 마르거나 과다 분비하지 않는 적정량의 맑은 점액을 항상 분비한다. 이런 점막이 건조해지면 면역력이 감소한다. 특히 가을, 겨울엔 비강이나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기 쉽다. 그러면 외부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 노출됐을 때 알레르기성 염증 반응이 흔히 나타난다. 

알레르기 질환은 면역의 과민 반응이므로 잘 낫지 않고 오래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나 다른 호흡기 질환이 나타나면 기존 질환이 갑자기 악화하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선 알레르기 질환을 면역이 교란된 것으로 본다. 최근 밝혀진 연구에 의하면 한약은 면역 조절을 하는 효과가 있어 면역이 교란된 경우 면역 반응 자체를 차단하지 않고 면역 이상을 교정한다고 보고된다. 또한 정기를 북돋는 치료를 통해 급성 악화기에 빠지지 않도록 해 기존 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막는다.

임상에선 질병에 이환된 환자의 개별적인 체질 상태나 증상을 통해 한열허실(寒熱虛實)을 판단해 전체적인 음양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치료를 한다. 예를 들어 비염은 비강 분비물과 비강 점막의 상태를 직접 확인해 비강 점막의 색이나 건조도를 근거로 한열허실을 판단해 치료한다. 천식은 폐를 촉촉하게 하고 가래를 없애 기침을 안정시키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증상에 따라 한의학적으로 분석해 치료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천식 예방에 좋은 한방차

-알레르기성 비염: 총백차
총백은 파뿌리 중 흰색 부위를 말한다. 코가 막히거나 맑은 콧물이 날 땐 생강, 대추, 총백을 함께 끓여먹으면 좋다. 생강과 대추를 넣고 약한 불로 1시간 정도 끓인 후 총백을 넣고 15분간 더 끓여서 마시면 된다.

-알레르기성 천식: 오미자차
오미자는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의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 오미자라고 하는데 주로 신맛이 많이 난다. 특히 폐를 보하는 효과가 좋아 기침을 없애는 데 유용하다. 차가운 생수에 오미자를 하루 정도 담가놓은 후 꿀과 물을 넣어 차를 만들어 먹는다. 여기에 배즙을 섞어 먹으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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