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날씨에 소변 안 나온다면 ‘전립샘’ 문제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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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후 비대증 증가…방광 기능 보존 위해 조기 수술 고려

중년 남성이라면 소변을 시원하게 볼 수 없고 잘 나오지 않는다면 한 번쯤 전립샘 문제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전립샘은 방광과 요도 사이에 있는 기관이다. 정액 생성과 정자 생존·활성은 물론 배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날씨가 급작스럽게 쌀쌀해진 환절기에 소변을 잘 못 보는 증상으로 비뇨의학과 외래 진료실을 찾는 사람이 많다. 남성의 경우 대부분은 전립샘 문제이고 일부는 방광 문제다. 전립샘 질환의 증상은 다양하다. 오줌 줄기가 약해지고 오줌이 자주 마려우며 야간에 소변을 보러 일어난다. 소변을 참기 힘들고 소변을 봐도 개운치가 않으며 막상 소변을 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는 증상도 있다.

나이 들수록 전립샘 비대증 흔해
정상 성인의 전립샘 무게는 20g 정도로 호두 크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전립샘은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점점 커지는데 그 정도가 심해지면 전립샘 내부를 지나는 요도를 좁아지게 만들어 각종 배뇨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을 ‘전립샘 비대증’이라고 한다. 전립샘 비대증은 주로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50대의 50%, 60대의 60%, 70대의 70%의 남성에서 나타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육형동 교수는 “배뇨 불편감으로 시작하는 초기 증상이 방광 내 소변이 다 비워지지 않는 상태로 진행하게 되면 소변의 정체로 방광염이나 방광 내 결석이 생길 위험이 증가한다”며 “점차적으로 방광의 기능이 떨어지고 방광의 압력이 높아지면 신장에서 소변이 잘 못 내려오거나 역류하는 수신증 등이 이차적으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만으로 완치 기대하기 힘들어
전립샘 비대증의 주된 치료는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다. 전립샘 비대증은 전립샘 크기가 변하는 신체의 구조가 바뀌는 질환으로 약물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기 힘들다. 약물 치료는 소변을 보기가 불편하지 않고 방광의 기능을 떨어지지 않게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표적인 수술 치료는 전기 또는 레이저를 이용해 내시경으로 요도와 접한 전립샘 내부를 잘라주는 것이다. 소변이 지나가는 길을 막고 있는 전립샘을 잘라 소변이 다니는 길을 넓혀주는 원리다.

육형동 교수는 “전통적으로 수술의 시점은 약물 치료가 잘 듣지 않을 때, 갑자기 소변을 전혀 못 보는 급성 요폐가 생겼을 때, 방광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환자가 매일 약을 먹기 힘들어 할 때 고려했다”며 “요즘은 방광의 기능을 잘 보존하기 위해 조기에 수술 치료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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