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을 경험한 사람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회 전미선·허재성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유방암 생존자 8만9953명을 대상으로 대사성 질환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의 36.7%(3만 2983명)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중 한 가지 이상의 대사성 질환으로 치료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 질환을 모두 치료받는 경우도 1.5%(1388명)나 됐다.
치료 빈도가 가장 높은 대사성 질환은 고혈압으로 23.1%였다. 이어 고지혈증 13.7%, 당뇨병 12.3% 순이었다. 이는 일반인의 경우 치료 빈도가 고혈압 14.7%, 당뇨병 5.2%로 보고된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의 유방암 생존자의 절반 이상에서 고혈압이 나타났다. 당뇨병 역시 60세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고지혈증은 더 낮은 연령인 50세부터 늘었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암이다. 특히 5년 생존률이 90%가 넘을 정도로 비교적 예후가 좋다. 연구팀은 ▶암 생존자의 평균 연령이 60세 이상으로 고령인 점 ▶유방암이 비만과 관련이 있다는 점 ▶암 치료로 투여하는 화학·호르몬 요법이 신체 내분비 기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 유방암 생존자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한다.
허재성 교수는 “이전에는 다루기 힘들었던 유방암 생존자의 대사성 질환의 빈도 등을 빅데이터 연구로 분석해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유방암 생존자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의료전달 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유방암 생존자가 이용하는 의료기관을 살펴보면 유방암은 주로 대도시의 대형 의료기관을 이용한 반면 대사성 질환은 거주하는 지역 내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방암 생존자에서 나타나는 대사성 질환의 종류 및 빈도, 의료기관 이용 빈도를 분석한 것으로, 대사성 질환의 진단 및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9년 9월(온라인판)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대한내과학회지)에 ‘Metabolic comorbidities and medical institution utilization among breast cancer survivors: a national population-based study(유방암 생존자의 대사성 질환 및 의료기관 활용 : 전국인구 기반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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