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등산의 계절, 건강 효과 높이는 세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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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무릎, 어깨 등 3대 질환 조심

가을은 등산의 계절이다. 주말마다 배낭을 짊어진 '백팩커'들이 전국의 명산을 찾아 발걸음을 뗀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설악산사무소는 올해 설악산 단풍은 이번 주말 첫 단풍을 시작으로 10월 중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등산은 의외로 조심성이 필요한 운동 중 하나다. 최근 2년 (2017~2018년)간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모두 1만9184건으로 10월에 10건 중 1건(2673건)가량이 발생했다. 산악사고로 인해 소방헬기가 출동한 건수는 월평균 94건이었는데, 10월에는 332건에 달했다. 

이 밖에도 등산 시에는 신체 손상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조심해야 할 부위는 허리, 무릎, 어깨 등 관절이다. 무리하게 움직이다보니 척추후관절증후군과 무릎관절증, 회전근개 파열 등이 흔하다. 특히 40~50세 이상의 균형 감각이 좋지 않은 중년 여성이나 체지방 비율이 너무 낮은 마른 여성의 경우에는 등산이 '독'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의 약 3∼5배의 무게가 앞쪽으로 쏠려서 근육 및 관절, 허리 등 각 부위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등산 할 때는 평지에서보다 약 절반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것이 좋고 내려오는 길에는 보폭을 크게 하거나 뛰어내려오지 말라고 권고한다.

등산 시 배낭의 무게는 자신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너무 죄거나 너무 큰 것은 피해야 하며 지팡이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관절에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등산 전용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40~50대 중년 여성 '척추후관절증후군' 위험
척추후관절증후군은 척추를 지지해 주는 척추후관절에 문제가 생겨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허리디스크와는 다른 별개의 척추질환이다. 외상과 잘못된 자세 등이 원인이 되는데 허리근육이 약한 여성에게 자주 발생한다. 허리와 골반에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면서 특히 아침에 허리가 뻣뻣해진다면 의심해야 한다. 잠자리에서 몸을 옆으로 돌릴 때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도 있다. 

특히 척추후관절증후군은 허리디스크와 발병 원인이 달라 허리디스크 치료를 해도 특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디스크 치료 후에 저리는 증상이 나아져도 허리에 통증이 계속 있다면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보통 요추염좌 환자, 약 70%가량이 척추후관절증후군에 해당될 정도로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등산 후 허리가 아프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하지만, 척추후관절증후군은 허리디스크와 발생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올바른 진단과 치료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중을 관리하고 자세 유지에 신경써야 한다. 적절한 운동으로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상이 있는 척추후관절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후관절에 혈액순환과 영양공급을 증가시키는 관절치료와 늘어나거나 경직된 부위의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다.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관절 주변의 신경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줄이는 신경차단술을 고려할 수 있다. 

등산 시 무릎이 아플 때는 무릎관절증을 의심해야 한다. 관리 방법은 척추와 비슷하다. 비만이면 무릎에 부담이 커져 정상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평소 자전거 타기, 수영, 천천히 걷기 등의 운동으로 무릎 주변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등산,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할 것을 권한다.
 
등산 전 꼭 기억하세요! 허리, 무릎, 발 관절수칙
1. 허리- 배낭의 무게는 체중의 10% 이하로!
등산 시 허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배낭의 무게다. 이에 만일 무거운 배낭을 한쪽에만 맬 경우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한쪽으로 몰려 요통을 유발하게 될 수 있다. 이에 배낭의 무게는 체중의 10% 이하인 것으로 선택하고 등산 중에는 늘 허리를 펴서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2. 무릎- 뒤쪽다리를 좀 더 구부린 자세로!
특히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평지의 세 배가 넘는다. 아무래도 긴장된 자세에서 무릎을 더 많이 구부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내리막길에서는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상시보다 더 깊숙이 구부려 앞쪽 다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요령이다. 또한 허리를 똑바로 세우는 자세만으로도 무릎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3. 발- 신발 끈은 확실하게 묶기!
등산화 끈을 단단히 묶되 특히 발목 부분을 잘 고정시켜야 한다. 발목 부분이 느슨해질 경우 발목이 잘 지지되지 못해 발목이 삐는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발 바닥에 충격을 흡수하는 깔창을 깔아 발바닥 피로를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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