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질환이 수족냉증 유발한다? 이럴 때 의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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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환자 증가세…요통 심하고 다리에 힘 풀리는 증상 동반

직장인 주모(28,여)씨는 최근 손발이 자주 차가워지고 저린 증상이 나타났다. 추워진 날씨에 몸이 약해졌기 때문이라 여겼지만 아무리 몸을 따뜻하게 해도 증상이 낫질 않았다. 혈액순환 장애 때문이라 생각하던 주씨는 뜻밖에 허리 통증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손발이 찬 증상이 허리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씨의 진단명은 척추관협착증이었다.

척추는 몸에서 가장 빨리 노화가 시작되는 신체 부위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 통증은 당연한 듯 따라오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 증가, 운동 부족 등으로 최근에는 주씨처럼 젊은층에서도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통증 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 다른 질환과 헷갈리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약 128만 명이었던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17년 약 154만 명으로 20% 이상 늘었다.
 
척추에는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있는데 노화로 인해 척추를 구성하고 있는 근육 및 인대 등이 퇴행하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은 경우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게 걷거나 허리를 곧게 폈을 때 통증이 심해지지만 신경성 질환이라 다리나 발끝 등 다양한 신체부위에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동탄시티병원 임상윤 원장은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허리 외에도 엉덩이나 허벅지, 종아리 저림과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며 “손이나 팔이 저리기도 하고 힘이 빠지는 증상 역시 나타날 수 있다. 손발이 차가워져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우나 이런 경우 조기 치료를 놓치기 쉽기 때문에 만약 질환이 의심되면 전문의와 상담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고 약물치료 및 재활치료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반면 심해지면 걷기도 힘들고 똑바로 누워서 잠들기도 어려워 일상에 어려움이 커진다.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재발한 경우라면 주사를 포함한 시술, 심한 경우 수술이 진행될 수 있다.
 
임상윤 원장은 "단순 혈액순환 장애나 수족냉증과 달리 척추관협착증이 있다면 서 있을 때 허리 통증이 유난히 심하고, 내리막 길에서 다리에 힘이 풀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으로 밤에 잠을 자기 힘들다면 옆으로 누워 무릎 사이에 베개나 쿠션을 두면 허리에 굴곡이 생겨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예방을 위해 평소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추천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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