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더 치명적인 '천식', 반짝 치료 말고 꾸준히 기도 염증 관리해야

인쇄

10일은 폐의 날…"흡입스테로이드제, 증상 줄이고 급성 악화 방지"

환절기는 폐·호흡기가 약한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차고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의 1차 방어막인 코·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만든다. 코·입을 통해 침투한 바이러스를 걸러내지 못한다. 기침·가래가 심해지고 호흡기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다. 천식으로 공기가 드나드는 숨길이 예민한… 상태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만일 이 시기 관리에 소홀하면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 천식은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 질환이다.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국내엔 이런 인식이 부족하다. 천식 환자 3명 중 1명은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10월 10일 폐의 날을 맞아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내과 장안수 교수의 도움말로 천식에 대해 알아봤다.

 

Q. 천식은 어떤 질환인가.
“천식은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염증으로 기도가 좁아져 폐 기능이 약해지고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천식의 세 가지 대표 증상은 기침·호흡곤란·천명(숨 쉴때 발생하는 쌕쌕거리는 소리)이다. 숨을 제대로 쉬지못해 늘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낀다.”

Q. 갑자기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나.
“물론이다. 천식 발작이다. 기도가 만김한 상태인데 여러 자극이 동시에 몰아쳐 기관지가 급격히 수축하면서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식이다. 기침이 심해지기도 한다. 천식은 주위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요즘처럼 공기가 차갑고 건조하면 숨을 쉴 때마다 기도를 자극하면서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것 아닌 감기도 이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다. 폐렴에 걸리면 염증 때문에 기도가 더 막힌다. 결국 가래를 뱉지 못해 증상이 급속히 악화된다. 기침·천명 같은 천식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고 치료에 소홀하면 안된다.”

Q. 기침이 심할 때만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던데.
“위험한 발상이다. 천식을 치료하는 약은 기도 염증을 줄여주는 질병 조절제와 천식 발작으로 치명적인 호흡곤란 증상을 줄여주는 증상완화제 두 종류가 있다. 눈 앞의 증상만 일시적으로 막는 증상 완화제로는 천식을 치료할 수 없다. 천식은 고혈압·당뇨병처럼 지속적으로 기도 염증을 치료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이를 통해 천식 증상을 조절하고 기도가 나빠지는 악화를 줄일 수 있다.”
 

Q. 한국은 유난히 천식 입원율이 높다고 들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2015년 발표된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인구 10만 명당 천식 입원율은 94.5명이다. OECD 국가 평균인 46.6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우리나라 사람은 천식 증상이 조금만 나아져도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증상이 빠르게 나빠져 입원치료로 이어진다. 50세 이상 고령층에서 천식으로 진단받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한 몫한다. 이 연령은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천식 증상 조절이 힘들어 입원해 치료한다.”

Q. 가장 효과적인 천식 치료법은 무엇인가. 
“염증이 심한 기도에 약을 직접 투여하는 흡입스테로이드제다. 고농도의 약이 기도 점막에 곧바로 투여돼 기관지 염증을 빠르게 완화면서 전신적인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이런 이유로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도 효과적인 천식 치료관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단계에서 흡입스테로이드제 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천식 증상을 줄이고 천식과 관련된 급성 악화, 입원, 사망을 줄이는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단점도 있다. 약을 흡입하는 것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반복 훈련이 필요한데 의료진이 이를 충분히 알려줄 시간도 부족하다. 게다가 고령층은 이미 먹고 있는 약이 많아 알약 처방을 선호한다. 분명한 것은 흡입스테로이드제는 부작용이 적고 기도 염증을 가장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확실한 치료법이다.”

Q. 천식 증상을 완화하는 생활습관이 있다면.
“천식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꾸준히 치료 받으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물론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건강관리에 더 주의해야 한다. 기도·폐 등을 자극해 천식 증상을 악화할 수 있는 감기·폐렴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독감백신을 매년 접종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이 외에도 담배연기, 집먼지 진드기 등 기관지를 자극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