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은 '임산부의 날', 건강한 출산 돕는 생활수칙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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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필히 접종하고 체중 관리 위해 하루 4~5번 나눠 먹어야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산모의 건강은 아이의 건강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관련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다. 임산부를 겨냥한 상업적인 정보도 많고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이른바 ‘카더라’ 통신도 흔하다. 전문의들로부터 임산부 건강 수칙을  알아봤다.

환절기 면역력 강화, 독감백신은 필수
임신 전 예방접종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한 초석이다. 단,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는데 임신을 하게 됐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임신 중에도 받을 수 있는 예방접종이 있기 때문이다. 풍진, 홍역 볼거리에 대비하는 MMR과 수두 백신은 임신 시 접종이 불가능하지만 파상풍, 디프테리아, B형 간염, 독감 백신 등은 임신 중에도 충분히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독감은 드물지만 유산, 조산, 저체중 출산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임신부가 백신을 접종하면 임신 기간 동안 임신부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태아도 출생 이후 6개월까지 독감 예방 효과가 있다. 올해부터는 임신부도 독감 백신 무료접종 대상자이므로 적극적인 접종으로 독감유행을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감 예방접종은 태아에게 미치는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시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유산의 위험이 높은 초기보다는 안정기에 접어든 중기 이후 접종받는 것이 권장된다.

B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감염된다. 아이가 만성 보균상태로 태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B형 간염 백신접종은 필수다. 임신 중 파상풍에 걸리면 태아의 사망률은 약 60% 높아진다. 사전 검사에서 항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임신 중에도 몸 상태를 고려해 충분히 접종이 가능하다. 

임신 중 치과 치료 무서워할 필요 없어   
임신 중 치과 치료를 기피하는 산모가 많다. 하지만 임신 중 치아 관리는 산모는 물론 태어날 아기의 치아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특히 충치를 일으키는 원인 세균인 뮤탄스균은 산모로부터 아기에게 전달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수다. 단, 치아 관리에 쓰는 구강청결제의 경우, 알코올 성분이 태아에게 전달되면 위험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입덧 기간에는 치아가 산성 용액에 자주 노출될 수 있어 베이킹 소다를 녹인 물로 입 안을 헹구는 것이 좋다. 임산부는 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증가로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임신성 치은염이 생기기 쉽다. 잇몸이 붉게 붓고 피가 나는 증상이 일반적인데, 치은염은 임신 전(全)기간에 치료가 가능하다.

식사 시간 하루 4~5회로 제한하는 것 좋아
임신을 하면 태아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기초 대사량이 증가하면서 평소보다 에너지와 영양소를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이에 맞춰 식욕이 왕성해지는데 과도한 체중 증가는 고혈압, 임신성당뇨, 출산 후 비만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아이가 원하니까’라는 생각에 무조건 많이 먹기 보다는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기간 중 체중 증가 수준은 평균 12.5 kg 정도로, 임신 8주부터 20주까지는 1주당 평균 0.32kg이, 20주부터 출산까지는 1주당 평균 0.45kg의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욕이 당길 때마다 먹기 보다는 하루 네 번 내지 다섯 번 정도로 나누어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영양소 요구량이 늘지만 대부분 일반적인 식사로도 충족되는 정도다. 철분을 제외하고는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를 따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단, 다태아 임신, 입덧이 심한 경우, 식이장애가 있는 경우 등 영양결핍 위험이 있는 경우는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임신했다고 가만히 있기 보다는 자주 움직여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이롭다. 임신 합병증을 줄이고 근육과 관절, 인대 등이 적절히 자극돼 순산을 돕는다. 운동은 유산 위험성이 주는 임신 12주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고 심박수가 1분에 150을 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 권장된다. 무릎관절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조깅이나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천천히 걷기, 수영, 체조 등을 실천한다.

점차 배가 볼록해지면 척추 전만증을 야기 할 수 있으므로 허리를 펴는 운동보다는 구부리는 운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운동 시 호흡은 코로 깊게 들이쉬면서 입으로 길게 내뱉는 복식호흡처럼 하는 것이 허리 및 복근의 깊숙한 근육까지 전달되어 흔히 얘기하는 코어(core)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유산소운동인 경우는 걷는 운동도 좋지만, 상체가 풍만해지고 커지기 때문에 무릎에 부담이 온다면 등받이가 있고, 하체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좌식 자전거 타기도 효과적이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임신부는 1주일에 2-3회 정도만 하되 한번에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의 강도는 본인이 '약간 힘들다' 고 느끼기 바로 전단계가 좋다.

도움말: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정민형 교수, 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오소람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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