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눌림과 비슷한 증상에 시달린다면 이 질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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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 증후군, 생명 유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간의 손상 때문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는 있지만 본인의 생각을 말할 수도, 팔다리를 움직여 표현할 수 없는 상태가 있다. 뇌 손상으로 발생하는 감금 증후군(lock-in syndrome)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의식은 있지만 외부로 표현이 어려운 가위눌림과 증상이 유사하다. 감금 증후군에 대해 경희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에게 들어봤다.

각성을 일으키고 의식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은 ‘뇌간’의 상행 그물 활성계다. 뇌의 전원 장치와 같은 곳으로 이곳이 망가지면 의식이 혼미해진다. 활성계는 뇌의 명령을 몸으로 전달하는 하행선과 몸에서 얻은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상행선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하행선이 선택적으로 망가지면 감금 증후군이 된다.

상행 그물 활성계의 상행선, 즉 뇌로 들어오는 외부의 소리·빛·감각은 모두 느낄 수 있는 반면 뇌의 명령을 몸으로 전달하는 하행선의 손상으로 팔다리를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뇌간에 발생하는 ‘뇌졸중’이다. 뇌간에는 중요한 뇌신경 구조물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발생 부위가 작더라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머리 안쪽 혈관이 좁아져 뇌졸중이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전조증상이 발생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경미하게 시작한 어지럼증이 점차 나빠져 감금 증후군, 의식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에 기반한 조기 발견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간을 포함한 후방순환계에 발생하는 뇌경색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지럼증이다. 평소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의 위험 요인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뇌간 혹은 소뇌의 뇌경색을 원인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나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손사용이 둔감해진다면 더욱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젊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뒷목이 갑자기 아프고, 어지럼증 등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다면 젊은 환자에게 주로 나타나는 혈관이 찢어져 발생하는 소간 뇌경색의 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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