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나는 아이 잘 자고 있는데 깨워서 약 먹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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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발열 궁금증 여섯 가지

열은 소아에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아이가 열이 나면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와 보호자 또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괴롭게 된다. 특히 소아 발열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오해는 더 큰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꼭 기억해야 할 소아발열에 대해 알아봤다.

Check1. 아이가 미열로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괜찮나요?
인체는 생리학적으로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이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체온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은 적절하게 열을 생산하고 방출하면서 체온을 일정 범위로 유지한다. 통상적으로 체온의 정상범위는 36.0~37.7도다. 참고로 하루 24시간 주기 중에서 체온은 이른 저녁 시간대에 가장 높이 올라갔다가 새벽 시간대에 가장 낮게 측정된다.

Check2. 아이 이마를 짚어봤더니 열이 심해요
발열은 비정상적으로 체온이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열이 난다’의 기준은 체온이 38도 이상인 상태다. 열이 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정확한 체온 측정이 필수다. 간혹 아이의 이마나 피부를 손으로 만져보고 뜨겁다고 느껴 열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체온은 피부 표면의 온도가 아니라 우리 몸의 중심 온도를 의미한다.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곳은 고막·겨드랑이·직장(항문)의 체온이다. 최수한 교수는 “체온계를 사용해 올바르게 측정해야 비정상적인 발열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Check3. 아이가 열이 나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하나요?
대부분은 괜찮다. 대개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감염돼 이에 대항하기 위해 열이 난다. 정상적인 생리 반응 중 하나다. 원인이 되는 균이 무엇이냐에 따라 기침·콧물·복통 등을 동반한다. 열만 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열 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증상이다. 

인체 체온조절 기능이 망가져도 열이 나기도 한다. 이때는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특정 약물중독이나 고열증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열이 과도하게 발생하거나 열사병·일사병 등으로 몸 밖으로 열이 적절하게 방출되지 못하는 경우다. 혼수·경련 등 신경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응급상황으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Check4. 열이 나면 무조건 해열제를 먹여야 하나요?
소아에서 가장 흔한 발열의 원인은 세균·바이러스 감염이다. 열이 나는 것 자체가 병이 아니라 증상이다. 따라서 원인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해열제는 발열로 인한 불편감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대개 심하게 보채거나 늘어진다. 하지만 열이 있더라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아이도 있다. 최수한 교수는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고, 아이가 편안히 잘 자고 있다면 일부러 깨워서 해열제를 먹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Check5. 여러 종류의 해열제 섞어 먹이면 효과가 더 좋을까요?
현재까지 해열제의 복합 또는 교차 투여에 대한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정립되어 있지 않아 추천되는 방법은 아니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온수를 수건에 적셔서 아이의 몸을 닦아주는 미온수 마사지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미온수 마사지를 할 때는 해열제 투여와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만약 아이가 미온수 마사지를 받으면서 오히려 더 보채고 싫어한다면 아이의 불쾌감이 가중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단하는 것이 낫다.

Check6. 고열이 나면 뇌손상으로 이어진다?
열이 심하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고열로 인해 뇌손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공포가 있다. 하지만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소아에서 발열은 열 자체가 뇌손상 등의 위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또한 열의 정도가 높은 것이 원인 질병의 심각한 정도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최수한 교수는 “체온 뿐만 아니라 동반 증상은 무엇인지 쳐지거나 잘 먹지는 않은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열제를 먹일 때는 올바른 용법·용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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