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후 달콤·짭짤한 음식이 당기는 사람을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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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몰아먹는 습관 ‘야간식이증후군’ 불러

사람들이 야식을 찾게 되는 이유는 저마다 다양하다. 저녁식사 때를 놓쳐 어쩔 수 없이 먹는 경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단순히 야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할 때… 하지만 야식이 우리 몸에 불러오는 ‘참사’는 이유를 불문한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의 도움말로 야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야식은 비만의 지름길이 될 수밖에 없는가.
같은 양,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더라도 취침 직전에 먹게 되면 살이 찌게 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 낮 동안 인체는 교감신경 작용이 지배적으로 일어나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대사가 이뤄진다. 반면에 밤에는 부교감신경 작용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섭취한 칼로리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지방으로 전환해 몸에 축적한다. 또한 잠자는 동안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은 여분의 칼로리를 지방으로 저장하는 작용을 더욱 부추긴다.

-야식을 자주 찾는 행위가 질환이 될 수도 있나.
저녁 식사 후에도 달콤하거나 짭짤한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이 자주 생긴다면 ‘야간식이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루 종일 섭취하는 음식의 양 중 저녁 때 먹는 양이 반 이상 차지할 때 전문의들은 야간식이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특히 낮에는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별로 먹지 않다가 하루 식사 양의 절반 이상을 저녁 이후에 먹거나 밤에 잠이 들었다가도 배가 고파 잠이 깬다면 문제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야식이 생각나는데 이유가 뭘까.
야간식이증후군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체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밤에 음식을 많이 먹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이다. 음식물의 당분이 뇌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분별한 야식 섭취를 자제하기 위해선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본인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어렵다면 원인 규명과 치료를 위해 전문의와 상담해볼 것을 권한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

-야식이 초래하는 또 다른 건강 문제는 뭔가.
잠이 들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몸의 여러 기관도 휴식에 들어간다. 따라서 밤이 되면 위산 분비가 줄어 소화불량이 일어나기 쉽다. 이러한 현상은 기름진 보쌈이나 족발, 치킨 등을 먹었을 때 흔히 발생한다. 또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 매운 음식이나 후추, 마늘 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위에 자극을 줘서 위염이 발생하기 쉽다. 스트레스와 이러한 음식에 의한 자극이 겹치게 되면 궤양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이밖에도 야식을 먹고 바로 눕게 되면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안의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돼 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고 가슴이 쓰려 잠에서 깨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밤에 배고픔을 참을 수 없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저녁식사 시간을 8시경으로 늦출 것을 권한다. 점심과 저녁 사이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중간에 간단한 간식을 섭취한다. 커피보다는 녹차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저녁식사 후에도 뭔가 먹을 것이 필요하다면 최대한 몸에 무리가 안 가는 음식을 소량 섭취하도록 한다. 물이나 우유 한잔, 오이나 당근 등은 포만감을 주면서 위에 부담이 적고 칼로리가 적어 야식으로 적당하다. 과일류가 먹고 싶을 때는 토마토 같이 당분이 적은 것을 선택한다. 또 따뜻한 호박죽, 깨죽 같은 죽 한 그릇은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

-밤에 운동을 해도 괜찮나. 운동 후엔 배고픔을 잘 느끼는데.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식욕은 물론 먹느라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고강도 운동은 오히려 공복감을 일으킬 뿐이다. 따라서 가벼운 산책, 큰 보폭으로 걷기, 전신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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