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관절 변형 유발하는 관절염, 근본 원인 바로잡아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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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명의 솔루션]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

한방 척추·관절질환 명의 이진용 교수가 말하는 ‘관절염’

50세 주부 A씨는 요즘 피곤함을 자주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쪽 손 관절이 붓고 뻣뻣한 증상이 한 시간 정도 계속된다. 통증은 물론 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A씨와 비슷한 증상이 있다면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꼭 손 관절이 아니라도 무릎·발목 등 다른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의 각 관절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탈이 많이 나고 고장이 잦다. 단순한 기능적인 장애에 의한 통증부터 염증을 동반하거나 관절의 구조적인 변형을 야기하는 등 다양하다. 관절염 종류만 100여 종에 이른다. 이중 대표적인 관절염은 무리한 노동을 하거나 나이가 들수록 관절에 무리가 가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과 면역기능의 이상으로 전신 관절에 염증이나 통증이 발생하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이다.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면 주로 보행이 힘들면서 무릎에 소리가 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다고 많이 호소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 관절에 부담이 되거나 뼈를 감싸주는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서 관절 사이에 있는 연골이 닳은 것이 원인이다. 한방에선 퇴행성 관절염을 신장(腎臟)의 기운이 약하거나 간기(肝氣)가 부족한 것에 기인한다고 본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전신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지만 원인은 혈액 질환에 있다고 여긴다. 즉, 한방에선 어혈이라고 하는데 맑지 못한 혈액이 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활액막에 침착한 것이 문제를 일으킨다. 염증이 발생하고 활액막 속으로 염증 세포가 모이면서 붓게 되며 염증 세포의 대사 산물이 관절의 뼈를 부식시켜 관절의 변형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심장·폐·소화·비뇨생식 기능 약하면 어혈 발생
이런 관절염을 치료하려면 평소 몸속에 어혈이 생기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한방에선 순환 기능을 담당하는 심장이나 폐의 기능에 이상이 있다고 본다. 심장이나 폐는 몸속의 피를 전신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런 기능이 약할 때 순환장애가 나타나고 피가 맑지 못하다. 시냇물이 잘 흐르지 못하면 탁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소화 기능이 약한 체질은 영양분의 흡수가 원활하지 않아 혈액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떨어져 어혈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체질은 평소 아랫배와 손발이 차며 쉽게 피로감이나 어지럼증을 느끼고 저혈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폐순환 기능이 약한 체질은 혈액순환의 원동력이 떨어져 어혈이 발생하기 쉽다. 이런 체질은 평소 몸이 늘 피곤하고 자꾸 눕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일어나기 힘들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오히려 몸이 가벼워진다.

비뇨 생식 기능이 약한 체질은 몸을 이루고 있는 물과 불이라는 음양 균형에서 물의 기능이 부족한 경우다. 이땐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서 어혈이 발생한다. 이런 체질은 평소 열이 많고 지구력이 약하며 낮보다 밤에 활동하기를 즐긴다. 여성은 산후조리를 잘못해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눅눅한 곳에 오래 있거나 에어컨 같은 찬바람을 쐬면 순환장애를 유발해 류머티즘성 관절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땐 손가락뿐 아니라 어혈이 전신을 돌아다니면서 모든 관절, 심지어 턱관절이나 목 관절까지 침범할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다. 
 
봉독 요법, 면역 기능 조절하고 염증 줄이는 데 도움
관절염은 임상 증상이나 혈액 검사, X선 검사, 핵의학 검사를 통해 관절의 침범 부위나 염증의 정도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특히 아침 기상 후 관절 운동이 유연하지 않고 뻣뻣하거나 관절이 붓고 통증이 1주 이상 이어지면 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엇보다 하중에 따른 관절 부담을 덜기 위해 체중을 조절하고 뼈를 감싸는 근육의 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피를 맑게 해 관절에 염증을 없애는 치료를 한다. 원인에 따라 약물요법과 봉독 요법(벌의 독을 추출해 침 치료점에 주입)을 활용해 치료 효과를 얻는다. 봉독 요법의 경우 봉독이 인체 내 면역체계를 자극해 면역 기능을 조절하고 코르티솔이라는 부신피질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봉독 속 아파민·멜리틴·아돌라핀 등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하는 성분은 관절 주변의 활막이나 근막, 인대 등의 염증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기능을 정상화한다.

관절염 관리를 위해선 일상생활과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아침에 일어나 바로 걷기보다 높은 의자에 걸터앉아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해 관절을 부드럽게 한 다음 걷는 것이 좋다. 또한 두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발목을 뒤로 제쳐주는 등척성 운동이 무릎 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의 경우 지나친 휴식은 관절·인대가 굳어지거나 약해지며, 지나친 운동은 관절의 통증·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휴식과 운동의 조화가 필요한 이유다. 수영·산책 등의 운동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절염 환자는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식사를 해야 한다. 가정에서 차를 챙겨 먹는 것도 좋다. 퇴행성은 구기자나 두충차, 류머티즘은 녹차나 율무차가 도움된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게 관절염을 치료·관리하는 데 중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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