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사마귀 치료제, 티눈에 발랐다간 피부 손상, 광과민증으로 고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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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티눈·사마귀 치료제 사용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사소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피부 질환이 티눈과 사마귀입니다.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발병 원인이 달라 치료제도 각각 구분해 쓰는 게 좋습니다. 특히, 사마귀 치료제는 항암제로 쓰이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사용시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요, 이번 주 약 이야기에서는 티눈·사마귀 구별법과 각 치료제의 특징을 알아봅니다. 
 

티눈과 사마귀는 주로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생기고, 각질이 일어나면서 해당 부위가 딱딱해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원인부터 다른 별개의 질환으로 각각 구분해 관리해야 하죠. 티눈은 피부의 일정 부분에 마찰·압력이 몰리면서 각질층이 두꺼워지는 병입니다. 사마귀는 피부에 사람유두종 바이러스(HPV)가 감염돼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피부 표피의 과다 증식이 특징입니다. 눈으로 보기엔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표면을 벗겨냈을 때 연필심 같은 핵이 있다면 티눈, 까만 점처럼 혈관이 보이면 사마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티눈 밴드는 2일 이상 붙이고 있어야  
티눈 치료제는 성광 티눈액, 콜로덤에스액 등 바르는 약과 신신 티눈밴드처럼 피부에 붙이는 밴드가 출시돼 있습니다. 주요 성분인 살리실산·젖산(락트산)은 피부 각질층을 녹여 해당 부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데요, 피부가 눌려 발생하는 통증을 줄여주는 한편 티눈을 무르게 해 쉽게 빼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두 제형 모두 정상 피부에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각질층이 두껍지 않은 정상 피부나 상처가 난 곳에 바르면 산 성분이 침투해 궤양?피부염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티눈을 치료할 때는 ‘약물 사용→물리적 제거’의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치료제를 사용하더라도 꼭 이를 꾸준히 때어줘야 치료가 끝납니다. 제형에 따라 사용 방법은 차이가 있습니다. 바르는 약은 하루 1~3회, 밴드는 적어도 2일 이상 붙여야 합니다. 밴드는 바르는 약보다 살리실산 함량이 낮아 피부에 일정 시간 이상 닿아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티눈 크기보다 살리실산 반창고의 면적이 큰 경우, 정상 피부에 바셀린을 발라 자극을 줄여주는 게 안전합니다.
 

베루말 등 사마귀 치료제는 살리실산과 함께 플루오로우라실이란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티눈과 다르게 사마귀는 바이러스가 원인인데요, 플루오로우라실은 바이러스의 DNA 합성을 억제해 사마귀의 증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1차로 살리실산 성분이 딱딱해진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고, 2차로 플루오로우라실이 침투해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 것이죠. 세포 내 DNA와 RNA의 합성을 막는 플루오로우라실은 위암·유방암 등을 치료할 때 쓰는 항암제 성분이기도 합니다. 사용에 주의해야 하는 성분인 만큼,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티눈 치료제와 달리 사마귀 치료제는 전문 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사마귀 치료, 살리실산만으로는 효과 적어 
아마 많은 환자분들이 티눈 치료제를 사마귀 치료에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실 겁니다. 실제로 티눈 치료제는 대부분 티눈·사마귀 모두에 쓸 수 있게 허가를 받았습니다. 초기에는 두 질환 모두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 질환 부위를 무르게 한 다음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단, 전문가들은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제를 각각 구분해 써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 치료 효과가 다릅니다. 발바닥 사마귀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독일피부과학회지, 2004)에서, 살리실산만을 단독으로 사용한 그룹은 완치율이 11%에 불과했지만 살리실산과 플루오로우라실을 함께 쓴 그룹은 완치율이 63%로 5배 이상 높았습니다.
 
둘째, 감염 등 부작용 위험 때문입니다. 티눈과 달리 사마귀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두 질환을 구분하지 않고 티눈 치료제만으로 자가 치료하다간,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손발에서 얼굴·입술·귀 등 다른 부위로 사마귀가 번질 수 있습니다. 살리실산이 포함됐다고 사마귀 치료제를 티눈 치료에 쓰는 것도 과도한 피부 손상과 피부 광과민증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해야 합니다.
 

티눈이나 사마귀는 모두 초기에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큽니다. 만약 한 달 가량 약을 써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하고 냉동·레이저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치료만큼 중요한 건 예방입니다. 티눈의 주요 원인은 딱딱한 신발입니다. 구두 대신 운동화 같은 편한 신발을 신기만 해도 이미 생긴 티눈·굳은살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신발을 바꾸기 어려우면 매일 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각질층을 깎아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마귀를 예방하려면 감염자와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바이러스가 체내로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손톱을 물어 뜯거나 발바닥 등 피부를 긁는 습관은 교정하는 게 좋습니다.
 
도움말: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 세브란스병원 약무국 금민정 책임약사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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