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도 암 부른다…항문암 의심해야 하는 증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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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통증, 출혈 있을 땐 병원 찾아야

항문 출혈이 있을 때는 병원을 방문해 대장내시경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사진 고대구로병원]

잦은 항문 통증과 출혈이 치질이 아닌 ‘항문암’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질 역시 항문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만큼 초기에 정확한 진단,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항문암은 말 그대로 항문에 생기는 암이다. 항문암이 진행되면 항문이나 직장에 출혈이 발생한다. 항문의 통증, 배변 습관의 변화, 항문의 이물감, 항문 가려움증, 배변 후 잔변감 등의 증상 또한 항문암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단, 항문암은 초기 증상으로는 치질, 항문 열상, 염증 등 다른 항문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다. 고대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상희 교수는 “이런 증상은 항문암만의 증상이 아니라 치루 등 다른 항문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항문 부위의 잦은 염증,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항문 성교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흡연, 음주 또한 항문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치질을 방치하면 항문암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다만 치질은 크게 치핵, 치열, 치루로 나뉘는데 이들 중 치루는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치질과 항문암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이다. 강 교수는 "출혈이 보일 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대장내시경 검사 및 검진 등을 통해 치질의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항문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법 우선시
항문암은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며 수지 검사로도 촉지가 가능하다. 특히, 직장수지 검사는 항문암을 조기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전문의가 환자의 항문에 장갑을 낀 손가락을 넣어 항문과 직장에 비정상적인 종괴가 만져지는 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장갑에 묻어나는 대변의 상태나 출혈 유무도 함께 확인한다. 이때 암이 의심되는 경우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을 확진한다. 

항문암 치료는 최근 치료법의 발달로 인공 항문(장루)를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항문암으로 진단되면 항문과 직장을 절제해 인공 항문을 만드는 것이 불가피했다. 최근에는 수술 대신 항문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방사선 및 항암화학요법을 우선으로 한다.

강 교수는 “항문암은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암”이라며 “다소 은밀한 부위에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말 못하고 쉬쉬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 가는 것이 꺼려져도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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