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근본치료 돕는 한방 명약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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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명의 솔루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이진용 교수

한방 소아질환 명의 이진용 교수가 말하는 ‘소아 알레르기’

아토피로 악화하는 태열, 가족력이 주범
소아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을 경우 맨 처음 시작되는 증상은 태열이다. 태열은 주로 얼굴이나 머리, 몸에 습진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우유나 모유를 소화하지 못할 때 심해지곤 한다. 이 습진은 나중에 아토피 피부염으로 악화한다. 대부분 태열에서 그치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아토피나 비염, 눈 알레르기, 중이염, 모세기관지염, 천식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태열은 열다한소탕(熱多寒小湯)을 쓰면 거의 없어지고 치료도 빠른 편이다.

태열이 아토피 피부염으로 악화하면 얼굴, 머리, 몸통, 팔다리에 습진 증상이 생기고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대부분은 계란이나 우유가 아토피의 주된 범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가족력에 많이 기인한다. 즉 아토피 피부염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피부가 약하고 예민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피부가 약하고 예민한 아이는 목이나 팔다리 오금, 손목, 발목에 염증이 잘 생긴다. 이 부위는 주로 땀이 고이는 부분으로, 땀에 의해 피부가 자극을 받으면 염증이 심해지고 만성화해 아토피가 반복·재발한다.

귀밑이 갈라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아토피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7개월 이후부터 이유식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이가 이유식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면 독소가 발생해 피부 염증이 더욱 심해진다. 소화가 완전히 되지 않으면 대변 냄새가 독하거나 시큼하다. 이럴 때 아이는 더욱 보채고 아토피 증상이 악화한다. 여름에는 습(濕)이 많아서, 겨울에는 건조해서 아토피 증상이 심해진다. 

여름에 심한 아토피는 습을 제거하는 지부자나 의이인을 활용하고 겨울에 심해지는 아토피는 생지황이나 사물탕을 써서 건조함을 방지해 줘야 근본치료를 할 수 있다. 사계절 내내 심한 아토피는 피부를 튼튼히 해주고 면역을 증강해줘야 하므로 청열해독하는 황련해독탕이나 육미지황탕, 사물탕을 활용하고 자초나 지유 역시 아토피 피부염에 활용해볼 만한 명약이다.
 
환절기에 심한 비염, 축농증·중이염 합병증 유발
아이의 아토피가 코에 나타나면 비염이 오고 비염에서 축농증이나 중이염의 합병증이 발생한다. 비염 증상은 기온 차가 극심한 봄·가을 환절기에 극에 달한다. 감기가 오면 감기로 끝나지 않고 비염으로 이어져 고통스럽다. 비염의 재채기·콧물·코막힘 등 3대 증상이 나타나고 코가 목 뒤로 넘어가 가래처럼 돼서 아침이나 밤에 잘 때 기침을 자주 한다. 비염에 의한 기침은 은행이나 도라지, 배즙, 오미자를 먹는다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의 염증이 귀로 이관되면 중이염이 발생한다. 이러한 중이염 중 대부분은 삼출성 중이염이다. 이때는 귀에 물이 고여 고막을 절개해 물을 관통시켜주는 수술을 하나 이것은 근본치료가 아니다. 항생제도 비염이나 축농증 중이염을 해결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반복·재발하는 만성화를 겪는 것이 일반적인 진행 과정이다.

이때 주증상이 맑은 콧물이면 소청룡탕, 축농증으로 악화해 누런 코·푸른 코가 나오고 냄새를 못 맡으며 두통이나 두중감을 호소할 땐 방풍통성산이나 형개연교탕을 쓰면 좋다. 만성적으로 반복·재발하는 경우엔 삼출건비탕으로 소화기를 보강해주면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면역이 증강해 비염이나 축농증을 완치할 수 있다. 이는 항생제에 시달려 식욕이 부진하거나 소화불량이 있는 아이에게 더 효과적이다. 중이염으로 귀에 물이 고인 경우 비염이나 축농증 치료만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포공영이나 목통, 상백피, 의이인을 활용하면 더 빨리 증상이 개선되고 중이염이 재발하지 않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모세기관지염 치료 미흡하면 천식으로 악화
아토피가 기관지에 나타나면 2세 이하는 주로 모세기관지염이 발생하고 모세기관지염의 치료가 미흡하면 30% 정도는 천식으로 이어진다. 소아의 모세기관지염은 육지황탕+소청룡탕+도담탕으로 치료하면 대부분 천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천식으로 악화했더라도 정전가미이진탕, 해표이진탕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한방에서 천식은 단순히 기관지·폐 질환으로 보기보단 비장과 신장을 같이 도와서 완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천식을 성장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까지 고통에 시달릴 수 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녹용이 천식 완치에 아주 중요한 약이라는 점을 필자는 임상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
 
눈 알레르기, 아토피·비염과 동시에 나타나
눈 알레르기, 아토피, 비염은 대개 동시에 나타난다. 눈을 수시로 비비고 충혈될 땐 결명자나 석결명, 목적, 밀몽화, 감국을 쓰면 잘 호전된다. 필자는 25만 명 이상의 소아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기초로 나름의 알레르기 환아에 대한 견해를 갖게 됐다. 아이가 잘 때 이갈이하는 것은 주로 비염으로 코가 막힌 아이에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킁킁 소리를 내고 눈을 깜빡이는 습관이 있으면 틱으로 생각하고 걱정을 많이 하지만 대부분 틱이라기보다 비염과 눈 알레르기에서 비롯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아이는 식욕이 부진한 데다 장의 흡수 기능이 떨어진다. 한약을 먹어도 흡수율이 떨어져 치료 효과가 더디고 치료 시간 역시 더 많이 필요하곤 했다.
 
아토피로 피부 예민해진 아이, 두드러기 빈발
두드러기는 아토피가 있는 아이가 피부가 예민한 데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 치료를 병행해야 두드러기의 근본치료가 가능하다. 항히스타민제로 증상을 일시적으로 무마시켜 놓으면 두드러기가 만성화하기 쉽다. 가미보화탕은 만성으로 가는 두드러기를 막아주는 명약이다. 결국 알레르기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면역을 증강하거나 안정화돼야 한다. 필자에게 면역 관리 요령의 제1 비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첫째, 감기 예방에 힘쓰고 둘째, 수면의 질을 개선하도록 하며 셋째, 소화 기능이 좋아져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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