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환자는 수술받을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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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 5가지

혈우병은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난치병으로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는 약 2000여명의 환자가 등록돼 있다. 출혈이 멈추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혈이 되지 않아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완치 방법이 없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혈우병은 ‘유전만으로 발병된다’ ‘남자에게서만 발생한다’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영실 교수와 함께 혈우병에 대한 5가지 오해를 알아본다.
 

①유전에 의해서만 발생한다?

혈우병은 유전자의 선천성, 유전성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 여러 응고인자 중 하나가 결핍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또 드물지만 후천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혈우병은 선천 혈우병이다. 선천 혈우병은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 생기지는 않고 단지 중증이 아닌 중등증이나 경증의 경우 어른이 돼 진단될 수 있다. 후천성 혈우병은 이와는 다르다. 혈액응고인자에 대한 자가항체가 생성돼 혈액응고인자를 방해하게 되고 그로 인해 혈액응고인자의 결핍인 선천 혈우병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고령에 과거력·가족력 없이 급성 출혈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② 혈우병은 남성 환자만 있다?

혈우병은 아주 드물지만 특별한 기전으로 여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혈우병은 X염색체 관련 열성 유전이므로 환자들은 대부분 남성이고, 여성은 보인자다. 이렇게 특별하게 나타나는 여성 혈우병의 경우 대개 혈우병의 가족력이 있으면서 출혈 경향을 보이는 여성에서 의심해볼 수 있다.
 

③상처가 나면 무조건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혈우병에 대한 큰 오해가 혈우병 환자라면 모두가 무조건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족한 응고인자 이외에도 우리 몸에는 여러 지혈 관련 물질과 기전이 존재하므로 상처가 생기면 일부 지혈과 응고반응은 정상적으로 일어나 지혈이 된다. 다만 출혈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하는 양상을 보인다.
 

④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혈우병 환자도 꾸준한 관리·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혈우병은 유전자 결함에 의한 혈액응고인자 결핍증이므로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보충해주는 치료를 한다. 우리나라는 응고인자 공급이 안정적이고, 보험 인정 기준이 향상돼 최근 혈우병 환자들의 삶의 질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평균 수명도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최소한의 혈액응고인자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2~3회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지속적인 치료에 제한점도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신약들이 출시 또는 출시 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⑤수술을 받을 수 없다?

혈우병 환자들도 필요한 경우 당연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혈우병 환자에게 부족한 혈액응고인자 제제를 투여하면서 수술을 진행한다. 다만 수술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혈액응고인자 제제의 용량이나 투여 용법 조절이 중요하다. 경증 환자는 수술 전 검사에서 혈우병이 진단되기도 한다. 수술 전 혈액응고인자의 결핍 상태나 개인 간 약제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수술 후 경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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