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발병 후 치매 걸릴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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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성 치매 예방 전략

평균수명이 점점 증가하면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뇌졸중과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뇌졸중 유병률은 75세 이상 노인에서 7.02%, 치매 유병률은 65세 이상 노인에서 10.2% 수준이다. 75세 이상 한국인 100명 중 7명이 뇌졸중 환자이며 65세 이상 국민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가 제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뇌졸중과 치매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유성선병원 신경과 유인우 전문의의 도움말로 뇌졸중과 치매의 관계를 알아봤다.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뇌혈관 중 어떤 곳에 문제가 있는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뇌졸중이 인지 기능과 관련된 부위에 발생하면 치매 증상이 갑자기 생길 수도 있다.

치매는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에 이상이 발생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것을 의미한다. 크게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알츠하이머병은 대뇌피질 세포가 점점 사라져 광범위한 인지기능장애와 행동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매의 여러 종류 중 가장 흔하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허혈성-저산소성 뇌병변에 의해 발생하는 치매를 말하며,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효과 인정된 혈관성 치매 약 부재
알츠하이머병이 비교적 천천히 발병하고 서서히 악화되는 반면,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단계적으로 악화하거나 증상에 기복이 있다. 특히 혈관성 치매 환자 대부분이 뇌졸중 위험 인자를 갖고 있으며, 인지 기능 손상 이외에도 다른 신경학적 이상 소견이 나타날 수 있다. 혈관성 치매 환자의 90% 이상에게 뇌졸중 병력이 있고 뇌졸중 발병 1년 내에 치매 증상이 발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매우 높다. 뇌졸중 전에는 치매 증상이 없다가 뇌졸중이 발생한 3개월 이후에 약 25% 환자가 치매로 진단됐다는 보고 등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혈관성 치매 치료는 공식적으로 효과가 인정된 약제가 아직까지 없다. 과거 몇몇 임상연구에서 도네페질이라는 약물이 혈관성 치매의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돼 사용해 왔지만 이마저도 올 7월부터 식약처의 적응증 삭제가 확정되면서 혈관성 치매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혈관성 치매를 예방·관리하기 위해선 뇌졸중 발병 위험인자 조절이 특히 중요하다. 대표적인 뇌졸중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고호모시스테인혈증,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심방세동, 흡연, 음주, 비만, 수면무호흡증 등이다.

혈관성 치매의 예방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뇌졸중 환자의 경우 급성기 뇌졸중의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신경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둘째, 항혈소판 제제로 뇌졸중의 재발을 방지한다. 셋째, 뇌졸중 위험인자의 철저한 조절을 통해 신경세포 손상의 진행을 막거나 최소화하는 것이다.
 
금연·절주·운동·체중 조절 필수
인지기능이 정상인 60세 이상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칼슘 통로 차단 효과가 있는 고혈압 약을 2년간 투여한 후 약 50%에서 치매 예방 효과가 있었다. 또한 흡연, 음주, 비만 및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서도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뇌졸중 위험도가 약 2.6배 높다고 한다. 또, 금연 시작 3년 후에는 뇌졸중 및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금연은 필수다.

음주는 하루 1~2잔 정도로 가볍게 하는 것이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줄인다는 보고가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분명히 삼가는 것이 좋다. 신체 비만 지수가 1kg/㎡ 증가하면 뇌졸중 위험도가 약 11%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체중 관리도 해야 한다. 또 운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 및 뇌졸중 사망률이 27% 감소했다고 한다. 다만, 운동은 적절한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매일 약 30분간 뛰거나 걷는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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