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치질약은 가벼운 증상에 1주일 이내로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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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치질약의 원리와 주의점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남들에게 쉽게 말 못할 고통 중 하나는 바로 치질입니다. 치질은 주로 항문 내 조직이 돌출한 '치핵'을 말합니다. 압력을 받아 혈관·근육·조직이 덩어리를 이뤄 항문 밖으로 튀어나와 출혈이나 통증을 유발합니다. 최근 먹는 약, 연고, 좌약 같은 다양한 치질약이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치질약의 원리와 주의점을 알아봅니다.
 

먼저 치질은 생활습관병입니다.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하고 요즘처럼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 오래 앉아있는 습관 등이 있을 때 치질이 더 잘 발생합니다. 이런 치질 유발 습관을 고치면서 좌욕과 항문괄약근 운동을 꾸준히 하고, 가벼운 증상이 있는 경우에 한해 약국에서 치질과 관련한 일반의약품을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먹는 치질약은 혈관 수축해 증상 완화  
치질은 항문 부위에 혈액이 몰려 혈관이 늘어지는 것이 원인입니다. 혈액 순환을 도와 혈관 상태를 개선하면 치질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사용하는 건 먹는 약입니다. 치센 캡슐(동국제약), 렉센엔 캡슐(한림제약), 조아디오스민캡슐(조아제약)은 디오스민 300mg이 함유된 먹는 치질약입니다. 디오스민은 천연 플라보노이드(식물유래 항산화 물질)인 헤스페리딘에서 유래한 성분입니다. 항문 혈관 상태를 개선해 치질 증상을 완화합니다. 모세혈관 투과성을 정상화하고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원리입니다. 임신 3개월 이후 임산부나 수유부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케이나정(삼진제약), 후바후바정(대화제약)은 헵타미놀·은행엽추출물·트록세루틴이 복합된 먹는 치질약입니다. 헵타미놀은 혈관 수축제로 혈관이 늘어지는 상태를 개선해주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은행엽추출물은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혈관을 강화해줍니다. 트록세루틴은 루틴에서 유래된 플라보노이드로 디오스민과 비슷한 효과를 보입니다. 이들 성분은 혈관 수축과 강화, 혈액순환 촉진작용으로 치질 증상을 개선해줍니다. 단 헵타미놀 성분의 약은 혈관을 수축하므로 갑상선기능항진증·고혈압·빈맥 환자의 경우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또 도핑테스트에서 검출되기 때문에 운동선수는 복용 시 주의해야 합니다.
 

가려움·통증 완화엔 연고
치질 연고나 좌약의 성분을 들여다보면 국소마취제, 혈관수축제, 피부 보습제, 가려움 완화제, 항생제, 소염제, 항염제 등 다양한 성분이 포함돼있습니다. 치질로 인한 통증·부기·출혈·가려움 등을 완화해줍니다.
 
국소마취제(벤조카인·리도카인·프라목신)는 말 그대로 치핵 부위를 마취시켜 통증과 가려움증 완화해주는데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성분은 피부 과민 반응으로 인한 피부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사용해보고 맞지 않으면 다른 성분으로 구성된 연고로 변경해야 합니다.
 
소염제로는 스테로이드성분을 사용합니다. 치핵 부위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가려움도 완화해줍니다. 효과는 좋지만 스테로이드제제이다 보니 1주일 이상 연속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혈관수축제 성분(페닐에프린·메틸에페드린)은 혈관을 수축해 치핵 부위 부종과 출혈을 억제해주는 데 효과적입니다. 다만 혈관수축제 성분이 포함된 연고는 심장병·고혈압·갑상샘질환·당뇨병·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경우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전신에 작용하는 약물은 아니므로 주의 깊게 소량씩 적용하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치핵 부위에 출혈이 생기면 세균에 감염될 수 있어 항생제 성분(클로로르헥시딘·네오마이신B 등)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상처 연고에 포함된 항생제 성분입니다.
 
항문 주변 피부는 염증이나 가려움증 유발될 수 있어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부를 건조해지지 않게 예방해주고 가려움증 열감 완화해주기 위해 피부보호 성분이 들어간 제품도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출혈, 통증 있는 경우에는 국소마취제 단일성분인 헤모렉스크림(대화제약) 같은 제품을 쓰는 게 좋습니다. 여러 가지 성분을 포함한 것일수록 다양한 증상에 효과가 좋을 수 있지만 그럴수록 부작용도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연고·좌제를 사용하기 전에는 항문을 깨끗하게 닦고 건조해야 합니다. 연고는 항문 주위에 얇게 바릅니다.
 
치질약 사용보다 중요한 건 식이조절+생활습관+배변습관 교정입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채소를 챙겨 먹고 물을 많이 마시며 가공식품을 멀리해야 합니다. 치핵을 수술로 제거하든 약 사용하든 원인이 교정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치질약은 가벼운 치질에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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