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부족한 나홀로 사는 노인, 더 빨리 늙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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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잘 유지하는 노인보다 우울감 발생 위험 4배 높아

이웃들과 대화가 단절된 채 홀로 생활하는 노인은 우울감이 발생하거나 장애의 위험이 높아져 노년기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 장일영 교수와 소화기내과 박형철 전임의가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평창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408명(남자 172명, 여자 236명, 평균나이 74.9세)의 건강 상태를 관찰한 결과, 사회생활이 단절되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줄어든 ‘사회적 노쇠’ 노인은 사회생활을 잘 유지하는 노인에 비해 우울감 발생 위험이 4배 높았다고 밝혔다. 평창군의 65세 이상 노인들은 우리나라 노인의 건강 상태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집단이다.

또 옷 갈아 입기, 세수나 양치질하기, 식사 챙겨 먹기 등의 일상 생활도 혼자하기 어려운 장애 발생 위험도 2.5배 높아지는 등 사회적 노쇠가 전반적인 노인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여 노년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쇠란 일반적인 노화 과정보다 급격히 신체 기능이 허약해져 장애나 입원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요인이 복합돼 나타난다. 지금까지 노쇠 연구는 신체적인 측면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사회적 노쇠 역시 신체적 노쇠만큼 근력을 약화시키고 인지 기능을 떨어뜨려 노년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이은주 교수 연구팀은 사회적 노쇠의 유병률과 신체적 노쇠, 노인증후군 및 장애의 연관성을 살폈다. 연구팀은 우선 설문조사를 통해 사회적 노쇠를 진단했다. 그 결과 연구대상 노인 집단의 절반은 사회적 노쇠에 노출돼 있었다. 구체적으로 전체의 20.5%(84명)는 노쇠, 29.7%(121명)은 노쇠 전단계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 노쇠로 진단된 84명을 성별로 구분한 결과 여성이 70.2%(59명)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여성은 남성보다 바깥 활동이 적고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노쇠로 진단받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신체적 노쇠보다 사회적 노쇠를 가진 노인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혼자서만 지내는 것도 사회적 노쇠로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울감·장애 발생 위험이 높을뿐 아니라 인지 기능 장애와 근감소증, 영양 부족, 낙상 위험도 의미있게 높아졌다. 사회적 노쇠와 노인증후군이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의미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신체적인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이웃들과 자주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공중보건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국제 환경연구·공중보건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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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점

※5개 문항의 합산 점수가 ? 0점이면 정상 ?1점이면 노쇠 전 단계 ?2점~5점이면 사회적 노쇠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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