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려 애쓰지 마라, 햇볕 많이 쬐라" 수면 전문가가 꼽은 꿀잠 조건 네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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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장애 극복법

잠은 인간에게 휴식이자 생산의 시간이다. 수면은 생체리듬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로 온 몸의 신진대사와 주요 장기의 기능 유지, 스트레스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는 “수면은 우리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정교한 생리작용”이라며 “낮의 활동 중 축적된 육체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며 마음 속의 사소한 상처들을 유연하게 소화시키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게 수면 장애 극복을 위한 네 가지 노하우를 들었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라.
정상적인 수면은 신체의 피로도와 함께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을 받는다. 따라서 몸은 피곤한 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생체리듬의 혼란에 의해 불면증이 유발됐다고 볼 수 있다. 수면 장애를 극복하는 데도 생체리듬을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사, 활동, 잠자고 깨는 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수면 주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일어나는 시간'이다. 일어나는 시간이 불안정하면 편안한 잠을 이룰 수가 없고 전날 밤 늦게 잤다는 이유로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다음날의 수면 주기가 점점 뒤로 늦춰지게 되면서 더욱 잠들기 어렵게 된다. 결국, 정상적인 수면 주기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잠자기 위해 애쓰지 마라.
수면 장애를 경험하는 사람 대부분이 잠이 오지 않아도 억지로 눈을 감고 잠들려고 애를 쓴다. 이러다 보면 오던 잠도 달아나고 쓸데없는 걱정거리만 머릿속에 가득해진다. 잠을 자려고 노력하는 바로 그 노력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각성 상태를 유도해 더욱 잠을 못 자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 밤은 꼭 자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오늘도 밤 샐 각오를 하며 포기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잠을 잘 자게 하는 비결이다. 잠을 푹 자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잠은 저절로 찾아온다.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

낮에 햇볕을 많이 쬐라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낮에 햇볕을 쬐면 분비가 억제되었다가 밤이 되면 한꺼번에 분비돼 수면을 원활하게 한다. 따라서 실내에서만 일하는 현대인들은 태양광선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분비리듬이 깨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틈나는 대로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또한 전날 밤 이루지 못한 잠을 보충하려고 낮잠을 오랫동안 자면 멜라토닌 분비 리듬이 깨져 수면 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낮잠 시간(10분~1시간)과 원기 회복의 상관관계에서 10분간의 낮잠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졸음이 오면 억지로 버티지 말고 10분 정도 눈을 붙이는 것이 일상생활의 활력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수면제 복용은 전문의 상담을 받아라.
수면장애를 경험해 본 사람 대부분은 원인을 치료하기보다는 수면제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점차 수면제에 대한 내성만 키울 뿐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되지 못한다. 결국 더 많은 약을 먹어야 잠에 들 수 있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에 들 수 없는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수면제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수면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조 약물을 효과적으로 병용한다. 어쩔 수 없이 수면제를 써야 할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 하에 복용해야 하며 수면제 없이도 잠이 잘 오고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됨을 느끼면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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